[뉴스워커_남북정세] 北, 지소미아 종료에 “민심의 승리”…정부 향해선 ‘한미동맹’ 파기 주장도
[뉴스워커_남북정세] 北, 지소미아 종료에 “민심의 승리”…정부 향해선 ‘한미동맹’ 파기 주장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09.02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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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남북정세] 북한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에 대해 민심의 반영이라고 옹호하고 나선 한편 협정 재검토를 시사 한 남측 정부를 향해서는 비난하며 한미동맹의 파기를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거역할 수 없는 민심의 반일기운’ 이라는 정세론 해설 기사를 통해  “상식도, 이성도, 국제법도 안중에 없는 야만의 무리, 극악한 오랑캐들과 체결한 매국협정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기에 남조선 인민들은 치솟는 증오와 울분을 안고 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투쟁에 대중적으로 떨쳐나섰다”며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는 남조선 각계가 평한 바와 같이 ‘당연한 결정’이며 ‘촛불민심의 승리’, ‘촛불시민이 이룩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동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직접적인 의사 표명을 하지 않아 왔다. 그러다 이날 정세론 해설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드러내면서 향후 지속적인 반일 기사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 美日 싸잡아 비판…정부 ‘재검토’ 시사에 비난

노동신문은 미국과 일본을 싸잡아 비판했다. 신문은 “일본 반동들은 제 편에서 항의를 들이대는 뻔뻔스러운 추태를 부리고 있다”며 “일본의 강도적인 경제보복 책동에 대해 강 건너 불보 듯 하던 미국은 군사정보보호협정이 파기되자 무슨 큰일이나 난 듯이 펄쩍 뛰며 유감스럽다느니 실망스럽다느니하고 남조선 당국에 거듭 압력을 가하고 일본을 공공연히 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남측 정부를 향해 비난 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를 겨냥해 “지금 남조선 집권세력은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로 남조선, 미국, 일본의 ‘안보협력이 와해된 것은 아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하면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하면서 상전들의 불만을 눅잦혀보려(누그러뜨리려) 한다”며 “이것은 친일 적폐청산 구호를 들고 반일투쟁에 떨쳐나선 촛불민심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신문에 이어 선전매체들도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선전매체들은 한미동맹 파기까지 주장하며 이를 촉구하기도 했다.

◆ 北 선전매체들은 ‘한미동맹’ 파기 주장하기도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드러난 상전의 흉심'이라는 논평 기사를 통해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연이어 나서 남조선 당국을 압박하는 이면에는 일본을 세계제패 야망 실현의 돌격대로 써먹기 위해 남조선을 일본의 경제식민지로 내던지는 것도 서슴지 않겠다는 음흉한 흉심이 깔려있다”며 “남조선을 저들의 이익을 위한 제물로 만들려는 미국의 처사야말로 온 겨레의 격분을 자아내는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매체는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지배와 예속을 단호히 배격해야 하며 치욕스러운 한미동맹을 끝장내야 한다”고 한미동맹 파기를 강조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무대로 열강들 간의 패권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오늘날 일본이라는 사냥개를 잘 이용하기 위해서라면 남조선쯤은 사냥개에게 던져줄 먹이로 이용해도 괜찮다는 것이 미국의 속생각일 것”이라며 “이것이 남조선당국과 정치권이 그처럼 신주 모시듯 해온 ‘한미동맹’의 진모습”이라고 파기를 촉구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지난주 최고인민회의 제2차 회의를 마무리 하는 등 정치적 이벤트 종료와 맞물려 대응 방향에 대한 전략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지 않고 교착 국면에 놓이면서, 북한은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를 두고 남북관계 소강국면을 이어갈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말싸움 주고받는 북미…기싸움 치열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국면도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본인 명의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 북미 실무협상 개최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비난하며 “미국은 인내심을 더 이상 시험하려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최 부상은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들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로 떠밀고 있다”며 “폼페이오의 이번 발언은 도를 넘었으며 예정되어 있는 조미(북미) 실무협상 개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국인들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나쁜 감정을 더더욱 증폭시키는 작용을 하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27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북한의 불량행동이 간과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말한 바 있다.

북미가 실무협상 재개 시작도 전에 말 폭탄을 주고받으면서, 협상 직전 주도권을 두고 다투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미국의 대북협상 셈법 변화를 촉구하면서 당분간은 기싸움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