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의 달인이 되자 3

 
존스앤드존슨 영업담당 前부사장 허병상

영업 분야 30년 전문가, 영업의 달인을 교육한 고수가 말하는 영업 잘하는 방법!
경험으로 쌓인 수장들의 노하우, 어떻게 전달하는지가 가장 중요해
핵심고객관리, 목표관리로 기업에 이익을 내는 영업이 진짜 영업!

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한 사람은 그 분야의 어느 전문가보다 더 전문가답다. 몸소 실천한 경험은 그 어떤 강의나 교과서보다 명확하고 전문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대부분 한 분야에 정통한 자들로 그 경험을 교육하면서 후배들을 양성한다.

하지만 ‘영업’이라는 분야는 이 ‘경험의 법칙’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분야다. 영업직에 한 번 뛰어든 사람이 퇴직하기 전까지 그 분야의 전문가로 자리 잡아 인정받는 사람이 매우 드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영업 분야는 직업으로 선정하기에 비교적 낮은 문턱이기 때문에 접근하긴 쉽지만 성공하긴 어렵다. 영업직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인간관계’로 성공하는듯하다 어느 순간이 되면, 영업 분야에서 자연스레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존슨앤드존슨 영업·인사부문 前부사장이자 <영업은 과학이다>를 저술한 허병상 저자는 “영업사원에게 경험으로 익힌 선배들의 노하우를 어떻게,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게 하는지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영업이 곧 인간관계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라며 “영업사원들은 선배들의 노하우를 하루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자신만의 또 다른 노하우를 만들어야 영업 분야에서도 전문가가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영업 분야의 수장들의 ‘교육’이 체계적이고 효과적이어야 또 다른 영업의 달인이 탄생한다는 그는 “무조건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팔아야 회사에 이익이 되는지를 생각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영업의 달인을 넘어서 영업의 달인들을 배출하는데 반평생을 바쳐온 허병상 저자에게서 ‘이익이 되는 영업의 방법’을 직접 들어봤다.

“영업은 내 고객과 함께 고객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과정이다”
(건설사 수주영업이라면) 조합장과 함께 조합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아내어 만족시키는 것 

인터뷰
많이 파는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익을 내는 영업’이란 무엇인가/

이익을 내는 영업은 두 단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가 핵심고객 관리, 그리고 두 번째가 목표관리(과정별 목표관리)이다.

내가 존슨앤드존슨 오래 근무를 하지 않았나. 존슨앤드존슨이 영업해야 하는 상대는 개인이 아니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월마트 등 굉장히 큰 기업이다. 비슷한 경우로 예를 들어 내가 만약에 LG 생활건강에서 근무한다고 해보자. 이곳은 칫솔과 치약을 많이 파는 곳이다. 그런데 칫솔·치약은 전체 판매량의 약 70%가량을 위의 대형할인점에서 팔고 있다. 그 중에서도 A마트의 점유율이 30%가까이 되는데 이 A마트와 거래를 하지 못하면 마트 매출이 21%정도로 확 줄어든다. 또는 A마트에서 판매가격을 5% 깎아달라고 한다면 또 그만큼 손해가 나는 것이다. 1년 동안 판매를 해서 총매출액의 3%가 세전 이익이라면, 위 같은 경우 3분의 1가량이나 기업이 손해를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영업사원의 역할이 크다. ‘이익을 내는 영업’을 하기 위해서 이 시점이 중요한 것이다.

만일 이 때, 영업사원이 개인의 실적에만 빠져 할인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요구하는 대로 다 할인해주고 주문만 많이 받아온다면, 회사에서는 아무리 대량으로 판매를 한다 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깎아달라는 대로 깎아 줘도 그 대형마트에서도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할인해주면 원자재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이상 이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간다. 그러면 판매가 잘 되겠나. 이렇게 했다가 괜히 재고만 많이 남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영업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에게 대형마트들은 핵심고객이다. 핵심고객과 내 기업, 그리고 나(영업사원)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전략인 ‘이익을 내는 영업’을 해야 한다.

기업의 핵심고객에게 이익을 내는 판매를 하는 것은 ‘영업사원’ 혼자 힘으로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영업도 역시 팀웍(team-works)이 중요하다. 핵심고객을 관리하는 팀에는 영업사원, 판매기획(트렌드, 원가정보 등), 영업 수장 등이 필요한데, 영업사원이 직접 시장정보나 트렌드, 원가정보, 납기한 등을 알고 있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하나의 팀이 되어 정보를 공유하고 고객을 직접 만나는 영업사원에게 세세한 판매기법까지 ‘교육’해 내보내는 것이다.

핵심고객이 가격할인 요구를 계속 해온다면 아무리 교육된 영업사원이라고 해도 거절하기 힘들 것 같은데/

예를 들어 대형마트 바이어가 우리에게 5%를 깎아달라고 요구했다고 해보자. 경쟁사도 우리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했을 때, 마트에서의 이런 요구는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소비자다. 위에서 말했듯 ‘고객의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나. 내 고객은 마트의 바이어지만 마트 관계자의 고객은 바로 소비자다. 그래서 그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실제 사례인데 우리는 첫 번째로 소비자의 성향을 조사했다. 조사팀을 구성해서 소비자들에게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살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하니까?”라고 물었다. 조사결과는 뜻밖에도 무조건 싼 제품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로 나왔다. 소비자들은 가격은 중요하지만 얼마가 원가인지, 얼마나 싼 게 싼 것인지 잘 모른다. 예를 들어 A사 화장지를 사러 왔다면, 그 화장지가 없는 것은 알지만 그 화장지가 다른 마트에서는 얼마나 하는지를 아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이 조사결과를 마트에 제시했다. 시장조사를 해보니 A마트가 다른 E마트보다 만족도가 낮고 불만도가 높더라. 그 이유가 ‘내가 원하는 물건이 없다’는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E마트 측에서는 반응이 어떻게 나올 것 같나. 펄쩍 뛴다. 무슨 소리냐고. A마트나 E마트나 제품 가지의 개수는 똑같다고.

하지만 조사결과 마트에서 조사한 개수와 실제 점포에 진열되어 있는 개수와는 큰 오차를 나타냈다. 훔쳐가는 등 여러 경우가 있어서다.

이렇게 설명 후, 가격을 무조건 내려서 우리가 물건을 진열을 못하면 소비자 불만은 또 생길 것이다. 이렇게 되면 A마트와 E마트가 더 비교될 테고 장기적으로 판매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을 하면 마트에서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우리가 제시한 이 조사결과는 그 마트에 정책에 반영됐다. 그 담당자는 그 뒤로 우리에게 의견을 묻고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다.

마트에서는 그 많은 각각의 상품에 대한 정보를 다 가지고 분석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정보는 우리가 더 많이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조사였고 분석이었다.

이것이 바로, ‘고객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영업’, ‘이익을 내는 영업’, ‘팀웍(조사팀, 영업사원 등)’으로 만들어진 영업인 것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사례가 한 가지 더 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이 있듯이 마트에서 우리가 상대하는 관계자들도 다 그 회사의 직원들 아닌가. 그 직원들도 분명 주어진 역할이 있고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부분을 간파해서 그 점을 공략했다.

그 중 하나가 ‘제품의 미납율을 낮춰라’였다. 분명, 미납율이 많고 문제가 되기 때문에 그것을 목표로 세웠을 것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또 팀을 만들어서 배송, 생산, 영업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어디에서 미납이 나는지 알기 위해서. 결과는 엉뚱하게도 마트와 기업간의 계산식의 차이 때문이었다. 계산하는 법이 다르니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우리는 그 결과를 마트에 알리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통일된 계산법으로 3개월에 한 번씩 미납율이 개선되고 있는 것을 보고했다.

당연히 마음이 움직이지 않겠나.

굉장히 큰 틀의 이야기다. 영업 관리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맞다. 위 이야기는 억 단위의 돈이 오가는 큰 범주의 영업이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판매를 하는 영업사원도 물론, 회사에서 관리를 한다. 그들에게 영업 수장들은 ‘목표’를 세워주고 그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정보를 주고 교육을 하는 도우미의 역할을 한다.

어느 조직에서나 수장들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바로 ‘정책’을 짜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그대로 실현될지 감독하고 지휘하는 것이다. 그리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수정하고. 이것이 바로 수장들이 할 일이다. 줄다리기 리더십이라는 말이 있다. 50대 50으로 줄다리기를 한다고 해도 승부는 나기 마련이다. 영업도 조직을 어떻게 관리하고 이끌어나가느냐에 따라 실적이 달라진다.

영업 대리점에 가장 많이 붙어 있는 문구가 무엇이냐면 바로 ‘하면 된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말을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사원들을 관리하는 영업수장이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없이 ‘하면 된다’라고 독려해서 달성하기 힘든 목표만 준다고 하면 될 일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개 판매 목표를 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씩 더 둔다. 좀 더 열심히 하게 하려고. 나는 그것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1년의 목표가 시작되는 1월 1일과 12월 31일이 무슨 큰 차이가 있다고 목표를 몇 퍼센트 더 해야 하는지 말이다.

근데 영업 수장인 내가 ‘왜 올해엔 7%를 더 판매해야할까?’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밑에 직원들은 이미 다 포기상태이다. 안하고 마는 것이다.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직접 직원들에게 설명할 이유를 찾았다. 나조차도 하기 실은 목표라면 직원들이 하기 싫은 것은 당연하니까.

그래서 설명했다. 작년에 판매한 제품은 사실 작년 1월에 비해 95%밖에 달성되지 못했다. 추가로 신제품이 생겨서 기대되는 매출이 5%였던 것이다. 그리고 또 작년에는 설이 1월에 있어서 영업 일수가 작년 보다 3일이 더 많다 등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관리자는 이렇게 판매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 밑에 사람들에게 무조건 할 수 있으니 해보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사기를 떨어뜨리기 쉽다. 그런데 대개 관리자들은 그렇게 안한다. 자기들이 예전에 잘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지만 옛날 방법이 무조건 옳다고 볼 수 없지 않나. 과거에 통했던 방법, 이것이야 말로 영업에서 굉장히 위험한 말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얻은 노하우인가/

맞다. 처음에 나도 과거의 노하우만을 쫓아갔었고 그래서 실패도 많이 했다. 지금 내가 노하우라고 말하고 있는 것들 모두 실패를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예전에는 스마트폰 등이 없지 않았나. 옛날식의 성공사례는 지금 안 통하는 것이 많다. 지난 20년 동안 정말 많이 변했다. 수장이 되고서도 직원들에게 목표를 주는 것 등 사소한 것 하나 실패와 수정을 거듭하며 배웠던 것 같다.

구체적인 목표관리란/

화장품 코너를 예를 들어 한 달에 4주로 나누면, 본사에 올라온 대리점 판매실적에 문제가 있었다. 4주 중에 첫째 둘째 주에 판매가 집중되어 있고 셋째 넷째 주는 조금씩, 또는 할인물품들만 판매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4주의 판매실적을 고르게 맞춰갈 필요를 느껴 이것을 목표로 설정을 했다.

첫째, 둘째 주를 지나 세 번째 주가 되면 영업 사원을 교육을 시켰다. 월초부터 물건을 채워서 영업을 할 수 있게, 그리고 큰 대리점에 가서 직접 보게도 하고, 신제품 판매는 어떻게 하라 등의 교육을 하니 자연스레 셋째, 넷째 주 실적도 올라갔다.

영업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영업은 과학이다’

재개발·재건축을 하는 분들을 예를 들어 조합장, 조합장을 상대하는 건설사 영업을 보면 누차 이야기 했던 그들의 ‘고객의 고객’은 누구인가. 조합장의 고객, 건설사의 고객의 공통점은 다 ‘조합원’이다. 그렇다면, 조합원의 욕구는 무엇일까. 바로 좋은 집을 싸게 짓는 것 아닌가.

만일 내가 건설사 영업사원인데 재건축 조합장을 만나서 잘 설득을 해서 그 일을 따내고 싶다면, 그 건설회사 조합장을 만족을 시켜야 한다. 그래서 그 조합장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조합장의 욕구도 중요하지만 그의 고객인 조합원이 더 중요하다. 때문에 여기서는 조합장과 건설사가 같이 협력해서 조합원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건설사는 건설자재 값이나 주거의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 조합장은 주변에 여러 가지 환경이 어떻고, 교통은 어떤지, 조합원들의 성향은 어떤지를 건설사 보다 잘 알고 있다.

이 포인트를 잘 잡아내어 최종적인 고객의 만족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영업’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이익을 내는 영업’을 하기 위해선 경쟁사보다 경쟁 우위에 있어야 한다. 계속 강조하듯이 무조건 깎아서라도 따내는 수주가 이익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영업은 실험하고 관찰하고, 정확한 계산식이 있는 ‘과학’이다.

‘영업’에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면/

충분한 평가보상이다.

잘한 것을 평가하고 잘한 것을 보상한다. 단순히 그렇다면 할 필요가 없다. 마피아도 자기들 볼일이 끝나면 총을 쏴 죽이지 않나. (하하) 잘한 것을 보상하고 미래에 조금 더 잘해라 하는 마음으로 보상하는 것이다. 또는 예전에 부족했으니까 좀 더 잘하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영업사원 관리, 경영도 어떤 마인드를 갖느냐에 달렸다. 그 마인드는 사전준비로 달라질 수 있다. 예를 하나 들어 어느 A라는 회사가 제품의 품질을 위해 좋은 기계를 들인다던지 하는 투자를 했다고 하자. 반면에 B라는 회사는 제품은 일반적으로 만들고 제품을 고치는 리콜같은 것에 더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하면 어느 회사가 이익일 것 같나.

이를 두고 실제 연구를 해보니 A회사 제품의 총 품질비용이 18%, B회사는 25%가 나왔다. 만들고 고치는 비용이 더 들어간 셈이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손해도 있었다. B회사는 소비자들에게 신뢰감도 잃었던 것이다. 결국 사전에 철저히 하는 것, 철저한 마인드를 갖고 필드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쟁의 원칙을 이야기한 마이클 포트라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더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르게 잘해야 한다고 했다. 원칙을 지키면서도 남들과 다르게 영업하면 성공할 것이다.

 
경력:
1974년 ㈜두산유리 영업부
1984년 ㈜ 농심 Kellogg
1985년 ㈜한국존슨앤드존슨
한국존슨앤드존슨: 영업본부장, 구조조정본부장, 인사담당 부사장 등 역임
Johnson & Johnson Pacific PTY Ltd: Wound Care Franchise Manager
2005년 정년퇴임 (영업담당 부사장)
2006- 현재 바른 고객개발 리서치 대표

저서:
영업은 과학이다, 위즈덤하우스 2007

학력:

서강대학교 무역학과 학사 (BA)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MBA)
미국 Harvard 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