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7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 수상자는 박대선 씨로 35년간 사출금형제조업에 종사해온 사출금형전문가다.

이하, 박대선씨의 인터뷰 내용

「이달의 기능한국인」 여든아홉 번째 수상자 박대선 대표는 35년 간 금형 및 제조업에 종사해온 사출금형 전문가다.

모든 경험은 다 자산이다
박 대표는 25년간 금형 및 제조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5년 자신의 회사 ㈜헌트피앤아이를 창업했다.

그는 오랜 직장생활 기간 동안 자신의 전문 분야인 사출금형 작업뿐 아니라 품질관리나 제품 조립 공정, 공장 총괄 등 여러 가지 업무를 경험했고, 그 덕분에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겨 창업까지 계획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제가 잘 나서는 편이거든요. 그러다보니 문제가 있는 팀에 해결사처럼 보내지는 일이 많았어요. 그때는 그게 달갑지 않았는데 지나고 보니 다 제 내공이 되더라고요. 특히 품질관리 업무를 맡아 보지 않고 계속 금형과 사출 업무만 했었다면 대표가 돼서도 품질경영에 대한 마인드는 갖지 못했을 겁니다. 젊은 친구들에게도 당장은 손해 보는 것 같은 경험도 나중에 다 자신에게 득이 될 테니 어디서든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한우물 정신’이 독보적 기술력 만들어
박 대표가 설립한 ㈜헌트피앤아이는 초정밀 금형‧사출 전문업체로, 2013년 기준 연 매출액 198억 규모의 강소기업이다. 핵심제품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도광판(LGP)과 내장용 배터리팩, 충전기, 플립커버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사출 제품이다.

작년 10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헌트피앤아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보급화와 함께 최근 2~3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 나가고 있다. 현재 ㈜헌트피앤아이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도광판 제품은 이라이콤 등 대형 밴더사를 통해 삼성, 애플 등 유수의 기업에 공급되고 있으며 중국, 일본 등지로의 직접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헌트피앤아이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초정밀 박판의 사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력에 있다. 최근 스마트 기기 발달 추세에 맞춰 도광판 등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도 점점 정교하고 경량화되고 있는데, 워낙 발전 속도가 빠르고 높은 숙련도를 요하는 까다로운 분야여서 금형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이 받쳐 주지 않으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없다.

㈜헌트피앤아이는 기술력뿐 아니라 전동 사출기, 고속 사출기를 비롯한 다양한 사출금형 장비와 사출기업 중에서는 보기 드문 항온항습 클린룸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도광판 자동 포장 장치 등 사출 관련 자동화시스템을 갖췄으며 이와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따라 LGF 생산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LGF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기존 LGP 대신 동일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필름에 패턴을 인쇄한 것으로, 좀 더 얇고 가벼운 제품을 구현할 수 있다.

박 대표는 ㈜헌트피앤아이의 성공 비결을 사출금형 한 우물만 팠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희는 전혀 새로운 건 하지 않습니다. 직장생활을 길게 하면서 보니, 망한 회사들은 항상 자기들이 모르는 걸 시도했다가 그렇게 되더라고요. 저희는 기술을 개발할 때도 가장 잘 아는 분야 내에서 시장의 요구에 맞춰 진행합니다. 앞으로도 전혀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보다는 초정밀 사출금형 분야에서 독보적인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전념할 생각입니다.”

조건 뛰어넘은 꿈 향한 우직한 걸음
산업현장에서의 수요에 대한 기민한 판단은 그가 진로를 금형 분야로 정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서울공고 배관‧용접과에 다니던 고등학교 1학년 시절, 갑작스레 아버지를 여의고 가장 역할을 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생활 전선에 뛰어들게 된 박 대표는 여러 회사와 공장을 전전하면서 현장에서 금형 전문가가 인정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계로 만든 공산품이 쓰이는 한, 금형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끊이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 때부터 박 대표의 꿈은 금형 전문가이자 금형회사 사장이 되는 것이었다.

처음엔 작은 금형회사들을 찾아가 일을 하며, 어깨 너머로 금형 기술을 배워나갔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기술이 어느 정도 숙련됐다고 느꼈을 때 검정고시를 거쳐 전문대에 입학했고, 금형설계를 전공하며 이론적인 부분을 채웠다. 그 후 전공자이자 경력사원으로 ㈜대성, ㈜대일금형, ㈜방원 등 좀 더 규모가 큰 회사에 입사해 일하면서 여러 보직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결국 그는 자신이 바라던 금형회사 대표의 자리에 이르렀다. 작년에는 안양대학교에서 학사 과정을 마쳤고, 현재는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하게 학교부터 졸업했다면 오히려 금형 분야라는 기회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는 박 대표는 주변에도 늘 선취업 후진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헌트피앤아이는 몇 년 전부터 단국공고, 서울공고, 공주대학교, 대림대학교 등과 MOU를 맺어 금형 전공 졸업생들을 채용하고 있다. 직원이자 숙련기술인 후배기도 한 그들에게 박 대표는 종종 금형 전공 학과가 있는 대학을 직접 추천해주며 진학을 권하기도 한다. 직원이 대학에 진학할 경우엔 등록금의 50%를 회사에서 장학금으로 지원해준다.

최근에는 일학습병행제에도 참여해, 직원으로 채용한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도제식으로 기술을 전수하는 데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면서 무엇보다 젊은 친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데 만족합니다. 젊은 친구들은 아무래도 두뇌 회전이나 적응이 빠른 데다,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입사한 친구들은 이미 금형 공부를 하고 온 친구들이기 때문에 똑같이 기술을 가르쳐도 다른 사람들보다 습득력이 훨씬 뛰어나죠. 앞으로도 사출금형 전문업체로 계속 나아갈 계획을 갖고 있는 저희 회사로서는 인재 양성의 차원에서도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