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북한이 북미 대화를 비롯해 남북 대화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비핵화 전략 수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달 김수길 총정치국장이 방중한 데 이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북한을 방문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사흘 동안 북한을 방문할 예정으로, 리용호 외무상의 초청 형식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당초 오는 10월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 및 정상회담 의제 논의를 위한 방북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 등 한반도 정세 역시 논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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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북미 대화를 비롯해 남북 대화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비핵화 전략 수정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_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북한이 북미 대화를 비롯해 남북 대화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의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비핵화 전략 수정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_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 지난해부터 가까워 진 북중…대화 전략 수정 나서나

북한과 중국은 지난해부터 북중 정상의 만남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며 밀착 행보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번 북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의 우군 역할을 할 것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점을 볼 때 북한의 외교적 대화 전략의 ‘수정’으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왕이 외교부장은 평양에 도착한 날 리용호 외무상과 외교장관 회담을 열었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이후 “북중 양측이 한반도 정세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나누고 최근 현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며 “상호 긴밀한 의사소통을 유지해 지역 내 평화와 수호를 위해 더 큰 공헌을 하자는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은 북한과 함께 양국 정상 간 중요한 합의를 실현하고 양국 수교 70주년 기념행사를 잘 치르며 우호 교류, 실무 협력, 국제무대에서 긴밀한 소통·협력을 원한다”며 “북한이 새로운 전략 노선을 시행해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수교 이래 국제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북중은 줄곧 비바람 속에 같은 배를 타고 함께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용호 외무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네 차례 방중하고 시진핑 주석이 방북하면서 북중 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며 “왕이 국무위원 방북은 북중 수교 70주년을 경축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왕이 中외교부장, 김정은 방중 요청에 ‘이목’

일각에선 왕이 외교부장의 방북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언급한 ‘연말’이라는 시한까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려면, 사전에 중국을 찾아 북한의 상황을 알리려는 행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북중 정상은 북미관계의 분기점에 앞서 만나왔다. 지난해 6월 12일 열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나 지난 2월 북미정상회담 등 주요 회담이 열리기 앞서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만난 적 있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북한과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북중정상회담을 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에 북한이 한반도의 군사적 조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북중러’ 공조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가능성이 나온다.

왕이 외교부장의 방북에서 북중 정상간 만남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된다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도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 리용호 유엔총회 참석 여부도 주목…정부 “지켜보자”

한편 리용호 외무상이 이달 열리는 유엔 총회에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반응을 내놓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리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발표된 게 아니고, 참석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가도 다시 (온다고)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며 “아직도 기간이 남아있다. 이달 중 진행 상황을 보는 게 맞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당국자는 “통일부는 북미대화의 진전과 남북관계 선순환 상황을 보면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북미 협상이 기대한대로 날짜가 잡히지 않고 있지만, 이런 상황들을 계속 보면서 필요한 준비, 대처를 해 나가겠다는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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