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놈이 온다’ 미국산 픽업트럭 출시에 긴장하는 쌍용차
‘거대한 놈이 온다’ 미국산 픽업트럭 출시에 긴장하는 쌍용차
  • 염정민 기자
  • 승인 2019.09.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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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미국 발 픽업트럭 바람에 대비해야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2담당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2담당

[뉴스워커_산업기획] 지난 8월 26일 ‘쉐보레’는 강원도 웰리힐리 파크에서 자사의 중형 픽업트럭 모델인 ‘콜로라도’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하여 한국 픽업트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을 공식화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는 행사장에서 콜로라도가 가치 차별화가 잘 되어 있는 모델로서 한국 국내에서는 경쟁할만한 차종이 없다는 의견을 내놓아 콜로라도의 한국 시장 진출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 한국에 불어오는 미국 픽업트럭 바람

픽업트럭(Pickup Truck)은 주로 미국에서 사용되는 자동차 분류로 보통은 2~3인승 1열로 된 시트와 짐칸으로 구성되는 소형트럭이지만 4~6인승 2열로 된 시트와 짐칸으로 구성된 더블 픽업도 존재한다.

소형이지만 승용차보다 화물적재공간이 넉넉하며 비포장도로에서의 주행능력과 트레일러 등을 견인할 수 있는 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미개발 지역이 많은 미국, 호주 등지의 소비자들이 픽업트럭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도 자영업자나 건설업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픽업트럭 수요가 존재하는데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규모는 연간 4만대 규모로 파악된다.

현대자동차에서도 포니 픽업트럭을 출시한 바 있으나 국내 픽업트럭 분야에서는 ‘무쏘스포츠’를 출시했던 쌍용자동차가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렉스턴 스포츠 칸’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쉐보레의 콜로라도 출시에 이어 지난 5월 ‘포드코리아’의 노선희 홍보마케팅 상무가 내년 하반기 무렵 자사의 픽업트럭인 ‘레인저’를 국내에 판매할 계획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 경쟁자들의 유입으로 그동안 쌍용자동차의 경쟁자가 없다고 평가받았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가성비의 한국 VS 성능의 미국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 2담당
표_뉴스워커 염정민 기자

쉐보레의 콜로라도 가격은 3855만원에서 4350만원으로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이하 칸)의 가격대인 2795만원에서 3690만원 보다 높게 형성될 예정이다.

한국의 픽업트럭 분야 대표주자격인 칸의 가성비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주행환경이 거친 북미 대륙에서 오랫동안 단련을 거친 미국의 정통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의 성능은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콜로라도는 가솔린을 사용하지만 3649cc급 V6 엔진을 탑재하여 최대출력 312마력을 낼 수 있는데 반해 칸은 2157cc급 디젤 엔진을 탑재하여 최대출력 181마력 정도이며 공차중량 또한 콜로라도는 1930~2035kg으로 2060~2185kg의 칸보다 가볍다.

따라서 콜로라도는 칸보다 엔진이 낼 수 있는 최대 출력이 높고 차량 자체의 중량도 가볍기 때문에 자동차가 가진 파워 면에서 칸이 콜로라도를 능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콜로라도의 최대견인능력은 3.2t인 반면 칸은 2t정도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파워 면에서는 열세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칸은 디젤 엔진을 채용하고 있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토크를 발생하여 주행 중 엔진에 무리를 적게 가며 연비가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칸은 1400~2800rpm(분당회전수)에서 최대토크 42.8kg·m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반면 콜로라도는 4000rpm에서 최대토크 38.0kg·m를 발생시킬 수 있어 칸이 콜로라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회전수에서 우수한 주행성능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칸의 연비는 10.0~10.3km/l로 콜로라도의 연비인 8.1~8.3km/l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픽업트럭의 파워보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라면 콜로라도보다 칸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내년 하반기에 국내 출시 가능성이 언급된 ‘레인저’는 현지 판매가격이 2만 4300달러에서 3만 680달러로, 칸보다는 국내 판매가격이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적지 않고 콜로라도와 비교해서도 저렴한 가격을 형성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포드는 레인저에 ‘Ecoboost’라는 신형 엔진을 탑재하여 2300cc급 가솔린 엔진이지만 콜로라도에 별로 뒤지지 않는 최대출력 270마력에 최대토크 42.9kg·m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포드에 따르면 레인저의 연비는 9.4~9.8km/l로 우수하지만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포드의 또 다른 픽업트럭 모델인 F150과 함께 레인저의 연비가 조작되었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판단은 잠시 보류하는 것이 좋다는 평가가 많다.

이처럼 쌍용자동차의 칸이 경쟁자인 콜로라도와 레인저에 비해 가격이나 연비 등 경제성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다고 볼 수 있지만, 견인능력이나 주행성능 면에서 경쟁자들보다 강점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업계에서는 콜로라도와 레인저 등 미국 픽업트럭의 가격대가 높으며 연비가 상대적으로 나쁜 약점이 있어 한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칸을 전면적으로 몰아내는 것은 어렵지만 미국 픽업트럭의 성능이 우수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시장에서 쌍용자동차의 타격이 발생하는 것은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쌍용자동차가 우수한 가성비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등 픽업트럭 분야에서 미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전략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