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담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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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반도체 장비업체 기업분석 시리즈-1] 반도체 및 FPD 제조용 설비의 제조 및 판매를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세메스의 총 주식의 91.54%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이다. 세메스는 지난 2015년 국내 반도체 관련 장비업체 중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으며 현재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가 투자 조정에 들어가며 실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만큼 삼성전자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세메스는 최대주주 삼성전자 때문에 실적의 희비가 결정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이미 오래전부터 비난 받아 왔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호황으로 세메스의 실적 역시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2017년에는 매출액 2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 자체가 불황을 겪으며 삼성전자 등의 반도체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며 세메스는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며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 전환했다. 삼성에 휘둘리는 세메스, 과연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10위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삼성과 내부거래 비중 90% 이상, 삼성에 휘둘리는 세메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세메스 반기보고서(2019.06)

총 주식의 91.54%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세메스의 최대주주이자 지배기업이다. 별도로 존재하던 세메스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 1993년 삼성전자가 일본의 DNS가 합자하여 한국디엔에스라는 상호명으로 설립했다. 당시 일본의 소유 지분은 21.7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현재의 상호명 세메스로 변경한 후 2010년 일본DNS가 보유하고 있던 세메스의 지분 21.75% 전량을 522억원에 인수했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세메스 사업보고서(2010.12)

그리고 2012년 같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장비 관련 자회사인 세크론과 지이에스를 흡수 합병하며 몸집을 키웠고 2015년 반도체 장비업체 중 국내 최초로 매출액 1조원 대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했다. 이듬해에도 매출액 성장을 이어가다 2017년 반도체 시장 호황과 함께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하며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상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설정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세메스 사업보고서(2016.12, 2017.12, 2018.12)

하지만 2018년 다시 한 번 이변이 일어나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의 자리를 인텔에 다시 빼앗겼다. 지난해부터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로 옮겨가는 과정에 있어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RAM의 가격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큰 문제로 작용했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전자 사업보고서(2018.12)

인텔은 1993년부터 2016년까지 반도체 시장 1위의 자리를 차지했으나 2017년 삼성전자에 1위의 자리를 내어줬다. 그러나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에 의해 2018년 다시 인텔이 1위의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위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문 DRAM의 시장점유율 추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문은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DRAM, 낸드플래시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해 반도체 시장 환경을 고려해보면 실적 하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나치게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세메스의 실적이 덩달아 하락했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기 및 반기보고서(2018.09, 2018.12, 2019.03, 2019.06)

지난해 3분기부터 매출액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으며 작년 4분기부터는 적자로 전환하며 올해 상반기 내내 적자를 이어오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및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 (2015.12, 2016.12, 2017.12, 2018.12)

기타특수관계자란 삼성전자 반도체 해외법인(중국, 오스틴, 쑤저우)이며 대규모기업집단계열회사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아이 등이다. 2015년 삼성전자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55.1%에 그쳤으나 4년 만에 27.8%p 뛰어 올라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상당히 대폭 증가했다. 삼성전자 및 관련 계열사와의 총 내부거래의 비중은 4년 연속 90% 이상을 차지해 삼성그룹의 실적에 세메스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 정리, 세메스 단기간 실적 개선 어려울 것

삼성전자의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관련 사업의 철수의 일환으로 생산라인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LCD 판매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며 이미 생산량을 줄이고 있으며 충남 아산에 있는 8.5세대 LCD 생산라인 2개를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2018.12)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세메스가 가장 많이 내부거래 하는 곳이다. 지난해 FPD관련 내수 실적이 2017년에 비해 91.9%나 하락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라인 정리 여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삼성전자 및 관계기업의 실적 악화가 세메스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강창진 대표이사 역시 LCD 장비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당분간 세메스의 실적 개선을 어려워 보인다.

세메스는 삼성전자에 수직계열화 형태로 소속되어 있는 자회사다. 다소 폐쇄적인 지배구조 탓에 SK하이닉스 등의 다른 국내 반도체 회사에 납품을 하지 못하고 있어 전적으로 삼성전자의 사업 성과에 의존해야 한다. 세메스가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10위 안에 들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세계 1위의 자리를 선점하거나 세메스가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해야 한다. 현재 세메스는 신규설비 개발 확대에 따른 영업 아이템 다변화를 추진하고 국내 선진 반도체 양산 라인의 기술력을 통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 중이다. 세메스가 고객사 다변화에 성공해 삼성 자회사이지만 삼성에 의해 휘둘리지 않는 글로벌 Top10 반도체 장비업체로 올라설 수 있을지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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