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하지만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는 현대자동차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산업기획_뉴스워커] 현대자동차의 상반기 기준 영업실적은 지난해 9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승진한 이후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현대자동차의 2019년 상반기 매출액은 509534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626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에 기록한 471484억 원, 16321억 원과 비교하여 각각 8.7%, 26.3% 증가한 것이다.

정의선 수석 부회장 승진 후 1년 상반기 실적 개선과 무분규 임단협 체결

한편 현대자동차의 20192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7.3% 감소한 1104916대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69664억 원, 12377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보다 각각 9.1%30.2% 증가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대자동차의 최근 2년간 상반기 영업 실적, 출처: 금융감독원

이와 관련하여 현대자동차는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을 분리해서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국내시장은 신형 소나타의 출시와 펠리세이드 등 수익성이 높은 SUV의 판매에 집중한 영업 전략으로 인해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8.1% 증가한 20156대를 기록하여 판매와 매출액 등의 영업실적이 함께 증가했다.

반면 해외시장은 미중 무역 전쟁 등의 이유로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10.1% 감소한 904760대를 기록했으나 원화 약세로 인해 우호적인 환율환경이 조성되었고 미국 시장에서 인센티브를 축소하는 등 수익성 강화 전략으로 인해 매출액, 영업이익은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의 영향은 예를 들어 1달러당 1000원에서 1달러당 1100원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경우 100달러 물건을 수출한다면 원화 표시 가격은 100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상승한다.

이 경우 수출 기업은 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우호적인 환율 영향만으로 제품 1개당 10만원의 추가 매출, 이익이 발생한다.

즉 기업이 동일한 달러 표시 가격으로 제품을 수출한다고 해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 표시 가격이 상승하므로 수출 기업은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고 이와 같은 효과에 의해서 현대자동차는 판매량은 줄었지만 원화 표시 가격의 상승으로 해외 영업실적이 호전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실적 중 영업활동의 능률성을 평가하는 지표 중의 하나인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보다 1.2%P 낮아진 82.9%로 소폭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환율로 인한 영향 외에도 수익성 강화를 꾀한 현대자동차의 경영전략도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한편 지난 3일 현대자동차 노조는 임금, 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의 잠정합의안이 투표자 56.4%의 찬성으로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임단협 확정은 현대자동차 노사가 최근의 엄중한 경제현실을 고려하여 8년 만에 무분규 타결을 이뤄낸 것으로서 그 의의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임단협에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급 150% 인상과 함께 상여금 600%를 통상임금에 산입하고 격월 지급을 매월 지급으로 전환하는 등 노동자의 입장을 고려한 내용이 많이 담겨 현대자동차 사측의 양보가 많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사측으로도 최저임금법 위반 소지가 해소되어 향후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낮아졌으며 장기파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손해를 고려한다면 무분규 타결을 이뤄내기 위해 사측이 무리한 양보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더 많다.

즉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대해 현대자동차 노사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여 조금씩 양보함으로서 공생의 해결방법을 선택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상반기의 영업실적 개선과 8년만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과 관련하여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수익성 강화 전략과 노조와 극한대립을 회피하는 경영방식이 어느 정도 성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소전기, 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비전이 확실한 현대자동차의 리더

지난 215일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기아차 신임과장 및 책임연구원 세미나에 자율주행중인 자사의 수소전기 승용차 넥소에 탑승했던 영상을 편집하여 영상메시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영상메시지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운전대를 잡지 않고 메일을 확인하거나 음료를 마시는 등 수소전기 자동차인 넥소의 승차감이나 완성도 높은 자율주행 수준에 자부심을 느끼는 내용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자동차의 미래가 수소전기, 자율주행 자동차 등에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업계에서는 그가 제시했던 비전이 차츰 현실화되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95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20191~8월간 넥소의 누적판매량은 2145대를 기록하여 전년 동기대비 754.6% 증가했으며 8월 한 달간 넥소의 판매량도 247대를 기록하여 전년 동기대비 474.4% 증가하여 수소전기 자동차의 판매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수소 인프라가 충실하게 구축되지 않아 수소전기 자동차의 판매량도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며 차량 판매 가격이 높아 보조금에 의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한국 정부의 수소경제 도래에 대한 의지가 강하므로 시간이 흐를수록 인프라 구축과 판매가격 하락으로 수소전기 자동차의 점유율이 차츰 상승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업계에서는 넥소의 주행거리, 충전시간 등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어 향후 판매량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의 수소전기 자동차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으로 작년 현대자동차가 스위스에 수소전기 트럭 1000, 프랑스에 수소전기 자동차 5000대 수출 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올해 방한한 이스라엘의 리블린 대통령도 현대자동차의 넥소에 시승한 후 우호적인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수소전기 자동차는 전기자동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시간이 적게 소요되는 장점이 있어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트럭, 버스와 같은 상용차 부문에서 기대감이 더 높은 편이므로 현대자동차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 트럭, 버스 라인업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한편 현대자동차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개발에도 회사의 핵심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 725일 현대자동차의 AI전담 연구조직인 ‘AIR Lab(Artificial Intelligence Research Lab)’은 음성인식, 영상인식, AI모빌리티 등 8개 분야의 우수인재를 올해 연말까지 상시 채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수집된 운전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고 명령을 실행시킬 AI(인공지능)는 자율주행에 있어 필요불가결한 기술로 평가되므로 현대자동차의 이번 AI 관련 인재채용은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담당할 핵심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의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오로라(Aurora Innovation)’2391000만원을 투자하여 자율주행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외부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미중 무역 전쟁, 일본의 경제 보복 등으로 대외 경영환경이 좋다고 평가하는 것은 무리지만, 현대자동차의 리더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수익성 강화 전략과 노사협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소전기 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과 같은 확고한 미래 비전을 통해 현대자동차를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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