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시사의 창] ‘위안부 망언’ 류석춘, 나라를 떠나라
[뉴스워커_시사의 창] ‘위안부 망언’ 류석춘, 나라를 떠나라
  • 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 승인 2019.09.23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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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지난 1991년 8월 14일에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이런 말을 전했다. “내 순결을 빼앗고 나를 이렇게 만든 놈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싶은 심정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내 원통한 심정을 풀 수 있겠는가. 이젠 더 이상 내 기억을 파헤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최근 류석춘 연세대 시회학과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매춘부’로 비유하는 발언이 국민들의 공문을 사고 있다. _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지난 1991년 8월 14일에 가진 기자회견장에서 이런 말을 전했다. “내 순결을 빼앗고 나를 이렇게 만든 놈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싶은 심정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내 원통한 심정을 풀 수 있겠는가. 이젠 더 이상 내 기억을 파헤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최근 류석춘 연세대 시회학과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매춘부’로 비유하는 발언이 국민들의 공문을 사고 있다. _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김영욱 시사칼럼니스트] “내 순결을 빼앗고 나를 이렇게 만든 놈들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싶은 심정도 있다. 그러나 어떻게 내 원통한 심정을 풀 수 있겠는가. 이젠 더 이상 내 기억을 파헤치고 싶지도 않다.”

1991년 8월1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 옛 기독교회관에서 당시 67세였던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군 성노예제(위안부) 피해 생존자로서 “17세에 일본군에게 잡혀 위안부 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했다.

이날 필자도 방송국 막내 사건기자로 현장 취재 중이었는데, 김 할머니가 하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떨리는 목소리의 ‘충격적인’ 첫 증언을 하는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1993년 1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정의기억연대))는 김 할머니를 포함 모두 19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생한 증언집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을 펴내 일본의 만행을 고발했다.

이후 국내 피해자는 물론 필리핀, 네덜란드 등 세계 각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이 줄을 이었다. 김 할머니가 첫 증언을 했던 8월 14일을 기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지정됐다.

김 할머니의 일본군 피해 위안부 첫 증언으로부터 27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최근 류석춘 연세대 시회학과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매춘부’로 비유하는 발언이 국민들의 공문을 사고 있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대학생 대상의 사회학 강의에서 “지금도 매춘산업이 있다. 옛날(일제강점기)에도 그랬다”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에 빗댔다. 역사적 사실과 다른 왜곡이자 망언이다.

학생들은 경악했고 위안부 피해자가 강제 연행된 것 아니냐고 반박했지만 “살기 어려운데 조금 일하면 돈 받는다는 유혹이 있다”고 했고 “매춘부와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류 교수는 “성노예 할머니를 매춘부로 보는 게 옳으냐”고 묻는 학생에게 “궁금하면 (학생이) 한번 해볼래요?”라는 성폭력적인 발언까지 했다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일제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국가적 반인권 범죄행위라는 사실은 이미 학계의 연구로 명백하게 밝혀졌다.

일본 정부도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런데도 류 교수는 정규 강의에서 망언과 막말을 쏟아냈으니, 그가 과연 상식과 양식이 있는 사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본 극우집단에서나 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은 류 교수가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류 교수의 망언은 현재 일본과의 첨예한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의지에 재를 뿌리는 행위다.

도대체 대한민국의 국민이, 공인의 위치에 있는 대학 교수가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베 정권은 이 발언을 절묘하게 이용해 위안부와 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한 배상에 책임 회피의 구실로 삼을 것도 불문가지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22일 “문제제기한 여학생에게 자행한 옮기기도 끔찍한 성폭력 발언은 ‘지식인’이라는 탈을 쓰고 강단에 서온 류석춘의 천박한 인권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도 류 교수를 규탄하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연세대 총학은 페이스북에 “류 교수의 수업 중 발언들을 강력히 규탄하며 가능한 모든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민주동문회, 이한열기념사업회 등 5개 동문 단체도 공동성명을 내고 연세대 측에 류 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연세대 정관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에 대해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처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그의 망언은 피해 할머니에 대한 인격모독일 뿐 아니라, 아픔을 딛고 용기를 내 어렵사리 진실을 드러낸 공동의 노력을 부정하는 파렴치한 망발이다. 결코 용납되어선 안 된다.

사죄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같은 생각을 가진 자체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교수의 자질은 둘째 치고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류 교수는 당장 대한민국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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