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취임 후 1년에 우호적인 평가 많지만 극한대립 되도록 피해야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담당

[뉴스워커_기획] 2018년 5월 20일 세상을 타개한 故구본무 회장을 승계한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는 첫해에 미중 무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이루는데 성공했으며 “가전은 LG.”라는 명제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구광모 號 출범 후 주요계열사 매출액 증가와 “가전은 LG.” 입증

LG 주요계열사 중 하나인 ‘LG전자’는 2019년 상반기 30조 544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에 기록한 30조 1424억 원보다 1.3% 증가했다.

게다가 ‘LG화학’은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13조 8165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13조 6054억 원보다 1.6% 증가했으며 ‘LG생활건강’ 또한 2019년 상반기 기준 3조 7073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3조 3118억 원보다 11.9% 증가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구광모 회장 취임 전후 주요 계열사 매출액 추이, ()안은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 출처:금융감독원

해당 실적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대외 수출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거둔 것으로 업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에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구광모 호 출범 후 LG전자의 5개 사업부문 중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주로 판매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부문은 “가전은 LG.”라는 명제를 상기시킬 정도로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

2019년 1분기 기준 LG전자의 H&A 부문 영업실적은 매출액 5조 4659억 원, 영업이익 7276억 원을 기록하여 분기 실적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LG전자에 따르면 국내시장에서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이 증가했고 아시아와 유럽시장에서 판매량이 호조를 보여 매출액이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확대와 원감 절감 등의 이유로 전년 동기대비 30.5%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LG전자의 H&A 부문 영업실적은 매출액 6조1028억 원에 영업이익 7175억 원을 기록하여 좋은 실적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에 따르면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 중화권을 포함한 해외 전 지역에서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일궈낸 성적이라 그 의미가 작지 않다.

LG전자는 해외시장에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로 유럽, 아시아, 인도 지역에서는 프리미엄 및 대용량 중심의 제품 혼합 전략이 주효했으며 미국, CIS, 중화 지역에서의 거래선 신뢰 확보 및 유통 혼합 전략 추진과 새로운 시장 개척 전략이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수익성 악화에 대해 과감한 대응

업계에서는 인화(人和)로 대표되던 선대 故구본무 회장에 비해서 구광모 회장의 경우 경영방식이 다소 과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평가가 나오는 것은 지난 4월 LG전자가 스마트폰 생산 거점을 국내 평택에서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것과 LG디스플레이 또한 한상범 CEO가 퇴진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등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 그룹이 수익성이 악화된 계열사에 대한 과감한 조치를 취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국내 생산거점의 해외이전이나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를 두고 비판적인 견해도 나오지만 LG전자나 LG디스플레이의 영업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과감하다고 볼 수 있는 LG경영진의 결정에 수긍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LG전자의 2019년 상반기 매출액이 약 4000억 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1조 5529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1조 8788억 원과 비교하면 17.3% 감소하여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LG전자의 상반기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며 특히 종업원급여 항목이 3조8522억 원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4868억 원이 증가할 정도로 그 증가폭이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생산거점 해외이전과 관련하여 LG전자의 이동통신 관련 사업부문인 ‘MC(Mobile Communications)’의 영업실적을 살펴보면 이번 2019년 2분기에도 대규모 영업 손실이 발생하여 1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MC부문은 2019년 2분기 기준 1조 6133억 원의 매출액과 313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는데, 매출액은 신제품 V50의 출시 효과로 직전분기 대비로 7%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대비로는 2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와 생산라인 이전 비용의 반영 등으로 직전분기와 전년 동기대비 모두 감소하여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

강력한 구조조정이 예고된 LG디스플레이 또한 중국 발 LCD치킨게임으로 인해 2019년 1분기에 132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에 이어 2분기에도 368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여 상반기에만 5000억 원의 대규모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광모 회장을 포함한 LG경영진이 스마트폰 생산 거점을 해외로 이전을 발표한 것과 LG디스플레이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은 인화경영의 포기라기보다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응차원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구광모 회장의 과감한 경영방식에 우호적인 평가 많으나 극한대립 피해야

업계에서는 취임 1년이 지난 구광모 회장의 경영방식이 선대 故구본무 회장보다 과감한 면이 존재하지만 합리적 범위 내라는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는 견해가 많다.

다만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관련 대규모 소송전, 삼성전자와의 8K TV를 둘러싼 분쟁 등은 극한대립을 지속하기보다는 그룹 최고 경영진 사이에서 적절한 합의 내지는 분쟁의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LG그룹이 배터리와 프리미엄 TV 분야를 미래먹거리로 설정했기 때문에 경쟁기업과의 분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있지만 한국기업끼리 소송 혹은 네거티브 광고전을 지속할 경우 LG 또한 대규모 손해발생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의견들은 SK 또한 LG를 특허침해로 제소했으며 삼성 또한 LG 제품을 공개적으로 폄하하는 주장을 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LG 또한 특허침해 판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고 네거티브 광고전의 과열로 인해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들에게 우호적으로 형성된 LG 제품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가 극한대립을 지속할 경우 SK, 삼성뿐만 아니라 LG 또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에 경쟁기업이지만 같은 한국기업들이라는 공감대 아래 서로의 입장을 지속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 채널을 열어놓고 협상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