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 등용문’, ‘금융위원장으로 가는 계단’ 수출입은행 행장 자리...‘코드인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고위직 등용문’, ‘금융위원장으로 가는 계단’ 수출입은행 행장 자리...‘코드인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 김규찬 기자
  • 승인 2019.09.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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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자수첩] 지난 8월 은성수 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되며 현재 공석으로 남아있는 수출입은행장에 대한 인사 검증이 진행 중에 있다. 현재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선 또 다시 수출입은행의 ‘코드인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 2팀 기자/ 사진 속 인물 은성수 금융위원장(위) 최희남 한국수출입은행 후보자(아래)

최 사장은 29회 행정고시를 합격해 재정경제부를 거쳐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그룹, 한국투자공사에서 커리어를 보낸 경제 관료다. 27회 행정고시를 합격해 재정경제부, 세계은행,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거친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행보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데 문제는 최 사장이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학 동기이며 행정고시 동기라는 점에 있다. 일각에서 최 사장이 수출입은행 행장에 거론되는 것은 전형적인 코드인사라고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최 사장은 지난 2018년 국정감사에서 메릴린치 투자손실과 관련해 국회로부터 거센 질타를 받기도 하며 자질론에 휘말렸던 바 있다. 당시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투자공사가 20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1300억 원의 손실을 봐 감사원에 적발됐다”며 “정부와의 커넥션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과거 수출입은행 취임 당시 노조 측 반대에 부딪혀 5일간 출근을 하지 못하는 등 갈등이 있었던 점을 미뤄 볼 때 최 사장이 수출입은행 신임 행장에 오를 경우 노조 측과의 갈등은 은 전 행장 때보다 거셀 전망이다.

실제로 수출입은행 노조 측은 “은행장 선임 절차는 그 어느 때보다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행장 후보자는 철저한 검증을 거쳐 자질과 비전,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투명한 인사를 촉구 한 바 있다.

또한 수출입은행 행장 자리가 고위직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발판이라는 인식도 업계에선 공공연한 이야기가 된 듯 보이며 그렇기에 이번 신임 행장 부임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7년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을 지냈던 최종구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임기를 채 마치지 않고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으며 지난 2008년 한국수출입은행 행장을 맡았던 진동수 전 행장도 2009년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던 바 있다. 은성수 전 수출입은행 행장은 지난 8월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신규 취임했다.

‘고위직 등용문’,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가는 발판’인 수출입은행 행장 자리가 요직으로 떠오르며 ‘코드인사’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수출입은행의 행장 자리는 금융위원장으로 가기 위해 잠시 머무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 수출입은행은 기업의 자본재수출과 주요자원 수입, 대외경제협력에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는 공적수출신용기관이며 한국수출입은행법에 의거해 설립된 기획재정부 산하의 주요 공공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재 가장 이목을 집중해야 할 부분은 수출입은행이 ‘코드인사’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잠시 머물렀다 갈 인사가 아닌 수출입은행 본래의 역할을 수행할 행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공석인 수출입은행 신임 행장 선임 결과가 모든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그리고 ‘내 사람 뽑기’가 아닌 능력에 의거한 인사 결과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