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DB, 일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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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북미 실무협상 개최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북한과 미국은 연일 주도권 다툼을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북한이 미국을 향해 대담한 결단을 촉구하면서 실무협상 개최 직전 막판 줄다리기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리기호 참사관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9 글로벌 평화포럼’에서 “미국은 심사숙고하여 진정성과 대담한 결단을 가지고 성근한(성실한) 자세로 조미공동성명의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북미 대화의 진전에 대해선 미국이 어떤 입장에 서서 행동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리 참사관은 이날 김일성종합대학의 논문이라고 소개한 ‘6·12 조미공동성명의 의의와 조미관계의 전망’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시작하면서 북한이 “조미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었다”며 “반면 미국은 말로만 관계개선을 떠들면서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어처구니 없는 것은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신뢰 조성과는 대립되는 제재 유지 발언을 공공연히 일삼는 미국이 우리와의 대화를 운운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신뢰감이 없는 속에서, 미국이 여전히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유지하고 있는 한 비핵화 실현은 점점 더 요원해질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北 “가까스로 멈춰 세워놓은 조미(북미) 대결 초침 움직이질 않길”

리 참사관은 “오늘의 관건적 시점에서 미국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리라고 기대하며, 가까스로 멈춰 세워놓은 조미 대결의 초침이 영원히 다시 움직이지 않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리 참사관은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전향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리 참사관은 “조미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궤도에 들어서야 하며, 조미공동성명이 성실히 이행되기를 기대한다”며 “6·12 조미공동성명을 귀중히 여기고 앞으로도 그 이행에 충실하려는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도 참석했다. 김 대사는 북미실무협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연합뉴스>에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실무협상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시점이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 2~3주안에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실무협상…물밑 막판 진통

외교가의 관측을 비롯해 실무협상 개최 시점은 2~3주 안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양측이 아직 구체적인 사항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물밑에서 막판 진통이 이어지는 듯 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북미실무협상 재개 시기와 관련해 “수주(내에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했단 관측 아래 북한은 대내적으로는 내부 결속 다지기에도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북한은 2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북한이 비동맹운동 회원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적대세력들의 제재와 압박을 자립자력으로 쓸어버리고 부강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 대표단 단장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26일 개최된 비동맹운동 외무장관 회의 연설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북한은 "우리 공화국은 도전과 난관이 계속되고 있지만 최강의 국방력으로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북한은 “세계 그 어느 정치세력에도 비할 바 없이 위력한 정치적 집단인 블록불가담(비동맹) 운동이 정치적으로 단결하고 경제적으로 협력하면 국제무대에서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비동맹운동의 숭고한 이념과 원칙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운동의 통일단결과 비동맹 회원국들과의 친선협조관계를 더욱 강화 발전시켜나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 北, 대남비난은 지속…“군사적 도발에 끊임없이 매달려”

한편 북한은 매체를 통해 대남비난 메시지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신문은 30일 ‘긴장을 조장하는 호전광 무리’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남조선 호전 세력의 군사적 대결소동이 계속 광기를 띠고 있다”며 “남조선 군부는 우리와 마주 앉아서는 북남 군사분야 합의를 보는 등 '화해와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뒤돌아 앉아서는 시대 흐름에 배치되는 군사적 도발에 끊임없이 매달렸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같이 언급한뒤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위반이며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엄중히 해치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지적하는 등 남측을 향해선 연일 비난의 날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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