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팀 기자

[분석_뉴스워커] 서울반도체가 ‘방사능 피복 의심’ 논란으로 연일 화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서울반도체에서 발생한 방사선 피폭 사고에 대해 조사 대상을 퇴사자로 늘려 총 150명으로 확대해 조사하고 있다. 9월 21일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에서 피폭자가 7명인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서울반도체 측은 피폭 의심되었던 7명 모두 정상이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피폭 사고에 대한 은폐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어 여전히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반도체의 이정훈 사장과 두 자녀는 한 때 중견 기업계 주식 부자 1위의 타이틀로 유명세를 떨칠 만큼 유명세를 탔다. 실제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주식 부자 타이틀을 거머쥐며 중견 기업이지만 ‘재벌’에 가까운 기업으로 평가 받은 적이 있다.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로 리스크 분산하고 있을 때 서울반도체는 LED사업 하나만 집중해 국내 LED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Top5 안에 이름을 올리는 등 해당 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증여세 회피 꼼수 등 오너 일가의 행보에 대한 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 서울반도체 이정훈 사장, 증여세 회피를 위한 전형적인 꼼수로 한차례 홍역 치뤄

서울반도체의 최대주주는 이정훈 사장으로 총 지분의 13.59%를 소유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장남 이민호씨와 차녀 이민규씨가 각각 총 지분의 8.71%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훈 사장은 올해 4월 본인 명의 주식 중 182만7677주를 부채 상환의 목적으로 장외 매도 하며 기존 16.72% 지분율이 13.59%로 떨어졌다. 주식에 손을 댄 것은 2013년 이후 6년만이다.

이민호씨와 이민규씨는 서울반도체가 2002년 1월 상장될 당시부터 각각 29만7080주씩 보유한 채로 최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08년 8월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려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이하기 시작했고 서울반도체 역시 주가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그러다 2008년 12월 이정훈 사장이 당시 소유하고 있던 절반 수준의 주식을 주당 9천원대에 증여했다. 그러나 증여 직후 3개월만에 주가가 3배 가까이 늘어나며 증여세를 회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2008년 12월 평균주가인 10,265원을 적용하면 921억원에 달하는 지분을 두 자녀가 물려받게 된 셈이다. 3개월 후 평균주가 27,800원을 적용하면 두 자녀가 물려 받은 지분의 가치가 2495억원으로 올라 무려 1573억원의 가치가 추가적으로 상승해 이만큼 증여세를 회피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은 것과 마찬가지다. 당시 480억원 가량의 증여세를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약 절반가량의 절세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위축된 증시 분위기가 이어졌는데 2008년 2007년 대비 매출액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서울반도체는 소송비용과 R&D로 인한 비용증가라고 설명했으나 증여가 끝난 후 곧바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양상을 보여 보수적인 회계에 대한 정황 역시 의심해볼 만하다.

◆ 경영 활동 참여 전무, 배당수익으로 앉아서 40억원대 벌어들여

2008년 지분 증여 당시 장남 이민호씨와 차녀 이민규씨의 경영권 승계 초석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졌으나 실제로 현재 두 자녀 모두 경영 활동에 일절 참여하고 있지 않다. 2009년 이민호씨가 재무회게그룹의 대리로 입사했으나 현재는 근무하고 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민호씨와 이민규씨는 각각 14억4169만원씩 챙겨 총 29억원에 가까운 배당수익을 거둬들였다. 이정훈 사장 일가가 지난해 벌어들인 배당금액만 총 51억원으로 총배당금액의 31.5%를 차지하고 있다. 두 자녀는 사실상 경영 활동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도 오너 일가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각각 14억원씩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기업에서 발생한 이익의 일부를 배당의 형태로 챙기는 것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실적 증진에 전혀 공헌한 바 없이 10억원이 훌쩍 넘는 이익을 챙기는 것은 일종의 사익 편취의 하나로 지배주주 일가의 부의 증식으로 해석 가능해 비난의 여지가 있다.

◆ 서울바이오시스 일감몰아주기 여전, 자생능력 떨어져

서울반도체의 유력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는 지난해 상장 중단에 이어 연내 상장에 재도전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1분기 88억원 적자 전환하며 상장 가능성 여부에 다시 먹구름이 꼈다. 그리고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의 상당한 수준의 일감몰아주기 행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해당 계열사로부터 오너일가가 배당수익을 얻고 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바이오시스와 서울반도체 간 내부거래비율은 평균 82.2%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바이오시스의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서울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해당 계열사의 주주들의 이익보다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로 이용될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87.3%의 높은 내부거래가 이루어지는 동시에 10억원의 배당이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일가는 2013년부터 2018년 사이 서울바이오시스로부터 23억원의 배당 수익을 챙겼다. 이러한 형태의 배당 수익이 계열사의 이익이 오너 일가의 부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는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서울바이오시스의 내부거래가 큰 문제인 것은 오너일가가 전체 지분 중 22.43%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상 비상장 회사인 경우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하고 있어 서울바이오시스 역시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5월 장외거래시장에 신규 지정되어 거래되고 있는 서울바이오시스가 상장에 성공해 서울반도체의 주력 계열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내부거래를 해결해 자생능력을 높이고 나아가 오너일가의 사익 편취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LED시장만 수십년 공략한 이정훈 사장의 집념 덕분에 세계 4위 LED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전방산업의 특성상 경기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다 최근 방사선 피폭 사고 관련 논란으로 다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이번 위험을 잘 넘겨 더욱 탄탄한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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