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 위기 완전 해소 아니다. 노사 관계에서 신뢰 회복 요구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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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조선산업 기획] 한국조선해양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9년 상반기에 7조 1979억 원의 매출액과 9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여 2018년 상반기에 기록했던 매출액 6조 1935억 원에서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 흑자 전환과 흑자 유지에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조선업 실적

특히 매출원가 ÷ 매출액으로 정의되는 ‘원가율’은 회사의 영업활동이 효율적이었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데 한단위의 수익을 얻기 위해 얼마만큼의 비용이 소요되는지 나타내는 지표이기 때문에 수치가 작을수록 회사의 영업활동이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상반기 원가율이 94.8%를 기록하여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98.5%에 비교하여 3.7%P 하락했는데 이는 2019년 상반기의 영업활동이 전년 동기에 비해 소폭 개선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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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간 연결재무제표 기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상반기 영업실적, 출처: 금융감독원/ 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 1팀 기자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 상반기 매출액이 4조 2226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이 3946억 원을 기록하여 흑자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매출액 4조 5819억 원과 영업이익 5281억 원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가율 또한 89.6%를 기록하여 94.8%를 기록한 한국조선해양에 비해 5.2%P 낮았지만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88.2%보다는 1.4%P 높아져 효율성이 소폭 저하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처럼 한국 조선업계의 대표적인 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흑자 전환과 흑자 유지에 성공했지만 원가율이 90% 내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 수주액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주 목표치에는 미달, 긴장 늦추지 말아야

업계에 따르면 2019년 1~8월 기준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수주액은 113억 불을 기록하여 103억 불을 기록한 중국을 추월했지만 수주량 기준으로는 중국이 502만 CGT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464만 CGT를 기록하여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수주량 기준으로는 아직 중국이 앞서고 있지만 월간 수주량과 수주 점유율에서는 2019년 5월에 68만 CGT(47.9%), 6월에 58만 CGT(48.7%), 7월 36만 CGT(55.4%), 8월 74만 CGT(74.0%)를 기록하여 한국이 4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8월 기준 글로벌 수주 점유율이 74.0%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의 월간 수주 실적이 양호하며 누적 수주량 기준으로는 중국에 뒤지지만 누적 수주액 기준으로는 중국을 추월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이는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이 중국에 뒤지지 않으며 특히 높은 부가가치 선박으로 언급되는 LNG 운반선 분야 등에서의 경쟁력이 독보적인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미 2019년 8월 기준으로 한국의 누적 수주량이 464만 CGT를 기록하여 수주 절벽기로 평가되었던 2016년의 수주량인 222만 CGT을 넘어섰지만 2019년 각 기업들의 수주 목표치에는 미달하므로 긴장을 늦추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조선업계가 누적 수주액 기준으로 1위를 기록하여 한국 조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지만 글로벌 선박 시장이 다소 위축된 것도 사실이므로 좀 더 적극적인 영업활동에 나서야 하며 정부 당국도 이를 위한 측면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 노동자들의 우려를 고려할 필요 있으며 노사 서로에 대한 신뢰회복 중요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조선업계 노사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조선 빅3체제 하에서 한국 기업끼리 글로벌 수주를 두고 출혈 경쟁을 벌이는 산업구조가 업계 전체로 봤을 때 좋지 않아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을 매각하여 조선 산업구조개편을 모색한 바 있다.

그런데 산업구조개편 당시 산업은행이 양사 노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전격적으로 단행한 것에 노조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조선 산업구조개편에 관해 산업계에서는 출혈경쟁과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으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제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내놓고 있지만 노동계에서는 그룹 내 내부거래의 심화로 중소협력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중복 사업 분야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등을 표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019년 3월 18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경상남도를 방문하여 협력업체 유지와 대우조선해양 고용안정을 약속하며 산업구조개편에 대한 노조의 찬성을 얻으려고 했지만 노조는 이 회장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도 지난 9월 24일에 열린 ‘16회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인수합병 과정 후에도 대우조선해양의 독자영업활동을 유지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독자성을 최대한 유지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금속노조는 유럽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에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것으로 알려져 조선업계 노사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노조가 조선 산업구조개편 관련하여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 경영진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계의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자칫 강대강 전선을 형성하여 노사 모두가 극한대립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산업구조개편을 진행하더라도 산업구조개편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고용안정에 대한 노조의 우려를 감소시키는 등 노사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시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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