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유력했던 삼성건설 돌연 사업포기로 조합 혼란

지난 27일 구리인창C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긴급하게 대의원회를 개최하면서 시공자 입찰에 대한 모든 절차를 취소하고 다음날인 28일 시공사입찰공고를 신문에 다시 게재했다.
철저한 준비로 빈틈없이 추진되어야 할 업체 선정에 관한 입찰절차가 모두 취소되고 다시 공고된 사연은 무엇일까.

이 사연의 중심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분(이하 삼성건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건설은 경기도 구리뉴타운 내에 위치한 구리인창C재개발구역에 가장 유력한 시공사로 지목받아 왔다. 그 만큼 삼성건설이 조합 및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자사 홍보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돌연 삼성건설은 지난 27일 입찰마감을 예정했던 이곳 구리인창C구역의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삼성건설이 참여하지 않은데 대해서는 많은 설들이 있으나 가장 유력시 되는 것은 ‘사업성 결여’ 때문이라는 것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곳 조합은 27일 입찰마감 당일 긴급 대의원회를 개최하고 ‘시공자 입찰참여제안서 접수 마감일 연기의 건’을 비롯한 시공자 입찰취소 결의의 건 등 8개 안건을 상정해 모두 원안가결 시켰다.

그리고 익일인 28일 신문상에 ‘시공자 선정 입찰공고’를 다시 냈다. 입찰자격으로는 도급순위 상위 20위권 내의 업체를 대상으로 컨소시엄 참여를 금지시켰다. 컨소시엄 참여에 의한 아파트건설은 브랜드의 모호함으로 집값상승에 저해된다는 의견도 일부 지적됐다.

이로 인해 GS건설 및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의 참여가 유력시 되고 있다. 특히 GS건설은 지난 5월 이곳 구리인창C구역을 수주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조합의 이사회에서 도급순위 10위 중 대우건설과 GS건설이 제외되어 입찰자격을 얻지 못한 바 있다. 이 상황으로 이곳 조합원 수 명이 법원에 제기한 ‘시공자선정 절차 정지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서 다시 한 번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법원은 시공자선정에 관한 자격기준은 조합 대의원회에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곳 조합은 이사회에서 경쟁입찰방식을 정하고 입찰대상을 지명한 것은 정비사업시공자선정기준에 위배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구리인창C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8일 입찰공고에 이어, 오는 6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하며, 27일 입찰마감을 진행한다.

한편, 삼성건설은 이곳 구리인창C구역 뿐 아닌 경기도 일대 주요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삼성건설이 관심을 가졌던 경기도 일대 재건축·재개발사업을 보면, 부천 원미6B재개발사업과 안양의 진흥아파트 재건축사업, 임곡3지구재개발사업, 의왕 내손가 및 다구역 재개발 사업 등 여러곳에서 사업수주를 위해 노력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7월 안양의 진흥아파트와 임곡3지구재개발사업에서 물러나겠다는 메시지를 조합원들에게 남기고 현장 일선에서 홍보를 담당했던 일명 OS(홍보직원)들을 물리기 시작했다.

이런 삼성건설의 행보에 대해 삼성이 국내 재건축·재개발사업을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이제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경기도 중 사업성 및 분양성이 가장 좋다는 평을 받는 과천 재건축대상 아파트도 참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도 나와 소문의 진위는 시간의 흐름과 경기의 변동에 따라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것은 삼성건설이 강남의 재건축사업에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초 저층 아파트단지인 반포·이수지구 뿐 아니라 강남 일대 우수 사업지에 대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어 삼성건설이 재건축·재개발사업에 ‘올 아웃’ 하는 것은 아니라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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