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대한민국은 건설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건설은 국부를 축적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었으며, ‘건설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건설은 국가재건에 반드시 수반되어야할 산업이었다. 이런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은 열대의 땅 중동까지 헉헉대는 숨을 몰아쉬면서도 한달음에 달려가 그곳을 건설하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가장 큰 역할을 했다.

2014년, 40년이 흐른 지금 건설은 시대의 흐름만큼이나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대한민국의 건설기술은 세계를 누비며 글로벌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으며, 전 세계 191개국(UN 가입국) 어디에도 한국의 모습은 당당함으로 기억되고 있다. 또 세계 제일의 IT강국으로 뻗어나가는 우리는 이제 당당함을 넘어 위대함으로 세계인들은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는 건설강국에 이어 IT강국으로 발돋움한 모험과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도 세계 속의 한국인들은 위험에 당당히 도전하며 오늘을 살고 있다.

건설과 IT분야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강한 한국을 만들었지만 지금의 국내 건설사정은 그리 평온치 않아 보인다. 건설과 IT를 접목한 서비스는 건설시장의 악화로 누구도 쉽게 접근하려들지 않는 이른바 3D(Dirty, Difficult, Dangerous)업종으로 치부되고 있어, 건설관련 IT서비스까지 동일시돼 강한 한국을 만든 건설근로자들을 위한 참다운 편익도 외면당하고 있다.

여기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현재는 근로자 회원 4000여명을 확보하고 있는 건설근로관련 IT서비스가 있다. ‘스마트마이잡’이 그것으로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꾸준히 회원수가 증가하고 있다.

근로자를 위한 프리미엄 뉴스 ‘뉴스워커’는 스마트마이잡을 서비스하는 스마트마이의 신대성 대표를 만나 어떻게 이 분야의 사업을 결심하게 됐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는 무엇이고 이것이 건설근로자에게 어떤 편리를 제공하는지 일문일답을 통해 알아본다.

 

▲ 건설근로자를 위한 IT서비스 스마트마이잡의 신대성 대표를 구로디지털 사무실에서 만났다

△ 스마트마이잡, 어떤 서비스인지 말해 달라
-자사가 하는 서비스는 단 하나로 압축됩니다. 바로 건설근로자를 위한 것이지요. 특히 일용건설근로자는 매일 일을 얻어야 하는 것에 많은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내일 일이 있는지 자칫 일이 없어 하루일당을 벌지 못하는지 등 그들이 갖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이분들에게 하루 전날 일자리를 받아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처럼 매서운 추위에도 건설근로자는 새벽에 인력시장에 나가야 일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신 대표는 이 부분에서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다소 격앙된 소리를 뱉었다). 일을 얻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사람은 아마 건설근로자들일 겁니다.

 

 

△ 어떻게 이런 서비스를 개발하게 됐는지 말해 달라
-2012년의 일입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무척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어디에 하소연할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 건설현장 잡부일이라도 해보자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스치는 생각이 “왜 근로자들은 새벽에 꼭 나가서 일을 얻는 걸까”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오늘처럼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에도 말입니다(실제 오늘 최저기온은 -7℃지만 체감온도는 -11℃라고 한다). 서울 구로동의 새벽시장에 나가보니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물론 카카오톡을 쓰시는 분도 많았고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이분들에게 다음날 일자리를 미리 알려주고 편안한 마음으로 현장으로 가시게 할 수는 있겠구나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사업을 일으키기에 우여곡절도 많았을 법 한데.
-어떤 사업이 평탄한 길만 갈 수 있었겠습니까(신 대표는 이 말을 전하며 웃음을 보였다. 분명 힘든 역경의 시간이 많아 “나 고생 많이 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중요한건 남들이 안한, 미처 생각하지 못한 서비스이다 보니 생소하다는 점과 기존의 관념을 바꾸는 것이 무척 힘이 들더군요. ‘관성의 법칙’이 있습니다. 그렇게 흘러왔듯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한데 하루아침에 지금까지 했던 방식을 바꾸려고 하니 쉽게 바뀌어 지겠습니까. 아주 고생고생 했습니다(하하, 신대표는 말하면서 생긴 것과 다르게 잘 웃는 듯 보인다. 좋은 때는 물론 고생스러울 때도 웃고 있다).

 

▲ 신대성 대표가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이제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온건가
-왠걸요, 아직 멀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남들은 이정도 오면 한숨 놓을 법도 한데 신 대표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대체 어디까지 가려고 하는지 궁금해졌다). 관련협회 추산으로 전국에 건설근로자 분이 120만 명이 있습니다. 그 중 30만 명이 매일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제 몇 천명의 회원님들이 있을 뿐입니다. 갈 길이 멀지 않겠습니까. 이분들에게 정말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은데, 이제 시작이니 바쁘게 가야한다는 생각뿐입니다.

△ 이런 서비스를 정부와 연계하면 더욱 좋을 텐데, 계획은 있나
-정부와 같이 거대한 곳에서 저희와 같은 일개 스타트업 회사에게 관심을 갖는 게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저희가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한다고 해도 다른 스타트업 또한 좋은 서비스로 무장하고 있는데, 아마 형평성 문제에서도 저희 쪽에 관심 갖지 않을 것 같습니다(하하..또 웃는다).

 

 

(뒤에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지만, 신대성 대표는 고용노동부에서 추진하는 내년도 건설근로자 관련 사업에 무료서비스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국민참여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불과 2~3주 만에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 이유가 “스마트마이잡이 좋은 서비스이고 근로자에게 무척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부의 워크넷을 활용하고 그와 관련한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어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이 왔다고 한다. 박근혜 정부가 IT사업을 강력히 권장하고, 스타트업에게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데, 정작 일선에서는 그러한 사례가 없어 힘들다고 했다는 것이다. 현실은 보이는 것과 보여지는 것이 다르기 때문일까. 신 대표는 이런 불가통보를 받고 멀리 세종정부청사까지 한 달음에 달려갔지만, 담당자는 취지는 알겠는데 민간에서 만든 것을 정부가 들여와 쓴 사례가 없다며. 부디 좋은 사업 이어가길 바란다는 마음만 전해 듣고 돌아와야 했다는 것이다.)

△ 건설근로자 IT서비스가 앞으로 어떻게 확장되는지 궁금하다
-현재 스마트마이잡은 대대적인 리뉴얼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이제 불과 1개월여 후면 새로운 스마트마이잡이 등장합니다. 지금의 서비스는 건설근로자와 직업소개소(용역 또는 인력업체)에 국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개월 후부터는 건설근로자와 직업소개소는 물론 직업소개소와 건설현장관리자 그리고 단종업체라 부르는 전문건설회사까지 서비스가 확대됩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우리는 건설회사가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근로자부터 전문건설회사까지 모두가 만족하는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 스타트업이라 하기에는 조금 늙은 것 같다
-하하... 맞습니다. 나이가 40대 중반이니 IT사업을 하기에는 다소 늙었다는 표현도 맞을 듯합니다. 하지만 열정만큼은 20대 젊은 친구들이 따라오지 못할 것입니다. 단언컨대(유행어를 잘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의 열정은 아무도 따라오지 못할 것입니다.(하하하...또 웃는다)

 

△ 이쯤 되면 투자도 받게 되지 않나
-투자는 한차례 받았습니다. 무척 갚진 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존경하고 늘 가까이하고 싶은 코오롱글로벌(당시 코오롱건설)에 이사님이 계셨는데, 이분을 십년 넘게 대하다보니 “아~ 이분하고 같이하면 사업이 정말 행복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데 이심전심일까요 이분도 저희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저를 믿고 사업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사업이 근로자에게 정말 좋은 서비스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스마트마이잡은 버전 1과 2가 있습니다. 이 서비스가 계속 확장되어 근로자를 위한 참된 서비스로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저에게는 감동적인 순간이며, 그 감동을 받는 게 바로 앞으로의 포부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간단한 점심식사를 했다. 김치찌개에 라면사리, 1인분에 6천 원짜리인데 줄을 서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신 대표가 김치찌개에 담긴 김치를 먹기 좋게 일일이 다듬는 것을 보고 ‘자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운 겨울 김치찌개가 맛있게 느껴지는 한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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