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 자산취득비 1년 예산의 30% 12월 한 달간 몰아 써
- 예산을 연말에 집중 사용하지 않도록 규정한 기재부 지침 어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채이배 의원(바른미래당)이 감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가기관 예산 집행을 감독해야 할 감사원이 정작 자신들은 집행지침을 어기고 연말에 예산을 무더기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기획재정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르면 각 중앙관서가 예산을 사용할 때는 연간 집행계획을 수립하여 연말에 집행이 집중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그러나 채이배 의원이 최근 5년간 감사원 자산취득비 집행내역을 확인한 결과, 2016년 12월에는 1년 예산의 36%를, 2017년 4분기에는 1년 예산의 60%를 몰아 쓰는 등 연말 집중 집행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 7월까지 집행된 금액은 전체 예산의 13%에 불과해 올해 또한 연말에 무더기 예산집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은 자산취득비의 대부분을 전산운영 정보화사업에 사용하고 있었다. 세부 내역으로는 컴퓨터와 같은 사무기기와 소프트웨어 구입에 주로 사용했는데, 2015년부터 3년간 12월에 집행된 총액 14억 원 중 대부분인 13억 원을 12월 20일 이후에 몰아 썼다.

이에 대해 채이배 의원은 “집행률이 낮으면 내년 예산이 삭감될 수 있기 때문에 연말에 부랴부랴 남은 예산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채 의원은 “국가기관 예산을 감시·감독해야 할 감사원이 오히려 지침을 위반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행태”라고 비판하며, “다른 기관을 감사하기 전에 감사원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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