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이효율 대표보다 남승우 의장이 더 부러운 이유
풀무원, 이효율 대표보다 남승우 의장이 더 부러운 이유
  • 이혜중, 신대성 기자
  • 승인 2019.10.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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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경영에서 전문인 경영체제로 전환 1년, 풀무원의 향후 전망

[뉴스워커_기업진단] 약 35년을 이끌어오던 풀무원의 경영권을 2018년 1월 이효율 총괄CEO 대표이사에 넘기며 전문인 경영체제로 전격 전환했다. 보통 자녀에 경영권을 승계하는 관행과는 달리 전문 경영인에 경영권을 승계한 것이다. 경영권을 승계한 남승우 전 사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며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로 등기되어 있다. 평소 남승우 전 사장(이하 의장)이 2세에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혀왔는데 이를 행동으로 실천한 셈이다. 국내 오너일가가 이끄는 기업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각종 편법이 난무하고 있어 눈살이 찌푸려지는 관행 속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지 약 2년이 흐른 지금, 풀무원의 경영 상태에 대해 짚어본다.

경영에 손뗐다던 남승우 의장의 연봉...전문경영인과 별반 차이 없어

남승우 의장은 2017년 12월 31일부로 풀무원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으며, 2018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되었다. 기타비상무이사란 상무에 비종사하는 자로 사외이사가 아닌 자를 뜻한다. 우리나라 상법상 상장회사의 경우 주주 등의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자는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재벌계에서는 오너일가가 전문경영인을 내세워 경영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높은 기본급을 받도록 연봉 산정 기준을 마련해 고액의 보수들을 챙겨 논란의 대상이 된 바가 있다. 풀무원의 남 의장의 보수 현황은 어떨까.

남 의장은 2018년 현직에 종사하지 않는 만큼 근로소득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이 감소한 것은 기본급에 해당하는 급여가 상당부분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무 종사를 했던 2017년 대비 1.8배 수준 낮아진 4억9500만원을 기본급으로 수령했다.

남 의장으로부터 경영권을 건네받은 첫 해인 지난해 이효율 대표이사는 기본급으로 5억3400만원을 받았다. 기존에 수령했던 급여액인 4억2백만원보다 32.8% 늘어나 전문 경영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함에 따른 성과에 대해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이러니한 부분은 남 의장과 이 대표의 기본급 차이가 불과 3900만원에 그친다는 점이다. 상시 근무하는 대표이사의 기본급과 상시 근무하지 않는 남 의장의 기본급 차이가 풀무원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인 5500만원보다도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단위: 천원,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단위: 천원, 자료출처_금융감독원

남 의장의 기본급 산정 기준에 따르면 이사보수 지급기준 또는 이사회 결의에 따른 보상위원회에서 직무, 직급, 근속기간, 리더십, 회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고 한다. 남 의장과 이 대표의 근속기간은 2018년 말 기준으로 각각 35년, 35년 3개월로 근속기간에 대한 큰 차이도 없는데다가 직무, 직급, 리더십, 회사 기여도 등을 고려해 봐도 남 의장과 이 대표의 기본급 차이는 크지 않아 보인다.

이효율 대표가 이끈 2018년은 2017년 대비 개별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증가한 만큼 이 대표의 회사 기여도 등에 비해 그 차이가 직원 1인 평균 급여액보다 낮으므로 근소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재벌계의 오너일가가 전문 경영인을 선임 후 기본급을 높게 책정하는 등의 문제는 과거부터 질책 받아 온 부분이다. 물론 풀무원이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된 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올해 남 의장과 이 대표의 보수가 어떻게 산정되는지 살펴본 후에야 정확히 판단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풀무원이 식품 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등의 긍정적인 행보를 이어온 만큼 타사에 귀감이 되는 기업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계열사 배당수익 등으로 100% 수익 창출하는 가족회사의 정체는?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위 계통도에 나와 있지는 않지만 남승우 의장의 가족회사인 피씨아이와 그의 아들 남성윤씨가 이끄는 올가홀푸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회사는 남 의장 가족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승우 의장은 풀무원 주식 51.84%를 소유하고 있어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풀무원 주주명단에 있는 피씨아이는 남 의장 본인이 71.67%, 아내 김명희씨가 28.33%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가족회사라 볼 수 있다. 해당 회사는 2008년 풀무원건강식품에서 인적분할되어 투자사업부문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곳으로 기업개황자료 상에 ‘부동산 임대업’으로 업종 등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곳은 계열사에서 나오는 배당금 수익과 남승우 의장 개인이 지급하고 있는 임대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본업인 부동산 임대업 관련 영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이 전혀 없다.

단위: 천원, %_자료출처: 금융감독원
단위: 천원, %_자료출처: 금융감독원

2017년 한차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발생하는 수익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39.6%로 떨어졌으나 이는 지분법이익의 증가로 인한 것이다. 피씨아이가 보유하고 있는 풀무원 주식의 미실현보유이익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으로 법인세효과를 반영한 금액인 22억원 정도가 지분법이익으로 계상되어 매출에 반영되었다.

지분법 이익의 반영은 피투자회사인 풀무원에 투자회사인 피씨아이가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만 적용 할 수 있다. 풀무원의 최대 주주인 남승우 의장과 부인 김명희씨가 피씨아이의 최대주주로 올라있는 만큼 지분법 이익 반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피씨아이의 특수관계자와 관련된 수익이 총 매출액의 100%를 차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피씨아이의 법인 수익 자체가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한 것이다.

위 표와 같이 피씨아이는 2015년 2억원, 2017년 5746만원 두 차례에 걸쳐 배당을 실시했다. 피씨아이는 비상장 회사이므로 사외이사 등이 없어 최대주주인 남승우 의장과 부인 김명희씨의 의사결정으로 기업의 중요한 부분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유 현금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당 실시 여부는 물론 배당금에 대한 결정도 최대주주의 결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남승우 의장은 피씨아이를 비롯해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실적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고액 배당을 실시한 풀무원으로부터 남 의장은 20억원대의 배당수익을 받게 되었다.

비록 특수관계자와 매출 등의 거래에 의해 발생한 수익은 아니지만 지난해 단 한차례에 그친 남 의장이 지급한 임대수익 이외 모두 계열사 배당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피씨아이의 배당 실시는 오너일가의 사적 이익 추구의 목적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다소 우려되는 대목이다.

◆ 아들 남성윤씨의 올가홀푸드에 전폭 지원 아끼지 않는 남 의장의 의중은?

올가홀푸드는 1997년 설립되어 유기농 농산물과 기타 친환경 식료품의 도소매업을 주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13년 남 의장의 아들 남성윤씨가 피씨아이(구 풀무원아이씨)로부터 75.92%의 지분을 넘겨 받아 현재와 같이 총 지분의 94.95%를 보유하게 되었다. 남승윤씨 본인의 개인 회사로 무방할 정도의 지분율이다. 올가홀푸드가 2세 경영체제의 발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물음에도 풀무원 관계자는 아니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위 그래프와 같이 올가홀푸드의 사업성과는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적자 상태를 단 한 번도 면치 못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승우 의장은 본인 명의의 풀무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 올가홀푸드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남 의장은 지난해 10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총 47만주의 담보를 제공했다.

현재 풀무원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으나 남 의장이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가치는 10월 초 종가 기준 약 400억 원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올가홀푸드의 사업성과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그 배경에 대해 남 의장의 의중을 궁금해 하는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비록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올가홀푸드가 다양한 자금 마련 방식을 이용해 풀무원의 지분을 매입하면 현 지배구조 상 단번에 최상위로 올라오게 되는 상황도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풀무원 측은 풀무원의 모태가 되었던 계열사에 대한 남 의장의 개인적 지원이며 올가홀푸드가 풀무원의 지분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승계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풀무원은 남승우 전 회장의 아름다운 은퇴를 두고 크게 호평 받은 바 있다.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 후 2년이 흐른 이 시점에서 계속해서 타사에 귀감이 될 수 있는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풀무원의 미래를 우리 국민이자 소비자들이 지켜봐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