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29년만의 남북전, 생중계 무산되고 녹화중계로…北 ‘소극적 태도’
[뉴스워커_남북정세] 29년만의 남북전, 생중계 무산되고 녹화중계로…北 ‘소극적 태도’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9.10.1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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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남북정세] 북한이 29년만에 평양에서 열리는 축구 남북전과 관련, 남측 응원단 파견과 중계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경색된 남북관계의 영향이 스포츠에까지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3일 우리 국가대표팀 25명과 임원단 30명은 평양에서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평양 예선전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경기는 15일이지만 북한이 직항로를 열어주지 않으면서 선수단은 제3국을 통해 평양으로 향하게 된다.

선수단은 14일 오후 평양에 도착해 김일성경기장에서 한시간 가량 공식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팀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팀 기자

경기 이틀 전 베이징 들러 평양으로 간 대표단

앞서 정부와 대한축구협회는 평양 예선전을 위해 북측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왔다. 특히 통일부는 예선전에 대한 취재 및 중계, 선수단 직항로 이용 등의 편의를 보장해 줄 것을 북측에 요구했지만 북한이 무응답하며 사실상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나 “9월 7일 북한축구협회 측이 우리 대표단에 대한 초청장을 전달했고, 당시 기자단 파견 문제에 대해 ‘(협회의) 권한 밖으로 당국 간 협의사항이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에 정부 측 통로를 통해 북측 당국자에게 편의 보장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나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29년만에 열리는 평양 남북전은 생중계는 커녕 취재진도 없는 상황이라 ‘깜깜이 경기’로 치러지게 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경기 영상은 늦더라도 우리 국민이 관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남측 대표팀이 평양을 출발하기 전 경기 영상 DVD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 北, DVD 제공키로 하면서 17일쯤 녹화 중계 가능할 듯

한국 대표팀은 15일 경기 이후 16일 휴식을 취하다 오후 5시20분쯤 평양에서 베이징으로 출발한다. 대표팀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17일 새벽 0시 45분쯤이 될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영상이) 곧바로 방송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 기술체크 시간이 필요하다”며 “(시간은) 제법 지나지만 국민들이 직접 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당일에는 김일성경기장 내 기자센터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 남측으로 연락할 수단을 확보하게 됐다. 방안으로는 이메일로 전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방북단에 소속된 축구협회 측 직원이 서울로 특정 상황을 전하면 협회 차원에서 취재진에게 공유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여부도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4일 ‘평양에서 열리는 월드컵 예선 경기에 김정은이 나타날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이 “김 국무위원장이 경기를 보러 온다면 북한 주민들은 승리를 위해 죽기 살기로 경기할 것”이라면서 “승리는 지도자의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경성 협회장은 북한 체육교류 전문가 중 하나다.

김정은 위원장은 농구 뿐 아니라 축구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평양 국제축구학교를 세웠고, 북한 역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인 욘 안데르센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측과의 사업이나 교류에 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데 대해서는 북핵 협상에서 대미협상력을 높이기 위함인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인한 남한 당국의 방역 협조 요청에도 무응답하고 있으면서, 일각에선 교착 국면에 놓인 남북관계로 인해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스포츠 행사에까지 연결 짓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