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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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워싱턴] 유럽연합이 삼성SDI의 배터리 공장 증설 보조금을 지원하려는 헝가리 정부의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유럽연합은 유럽 소외지역에 경쟁을 촉진하고, 민간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만 지원돼야 하는 헝가리 정부 보조금에 대한 공공성을 의심하고 있다. 향후 유럽연합은 삼성SDI에 대한 지원이 헝가리 국민의 지지에 의해 직접적으로 유발됐는지 여부와 헝가리 정부 보조금과 관계된 제 3자에 대한 심층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이러한 유럽연합의 유례없던 제동으로 인해, 그동안 유럽 완성차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해 왔던 삼성SDI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SDI 보조금에 공공성 의심

로이터통신, EU뉴스 등 외신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삼성SDI의 배터리 공장 증설을 위해 1억800만 유로(약 1,416억원) 지원을 계획했던 헝가리 정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EU집행위원회는 유럽통합 관련 조약을 관리하고 각종 정책을 입안하며, 연합의 행정부 역할을 담당하는 등 EU의 이익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유럽통합의 중심기구다.

EU는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지원하려는 헝가리 정부 조사에 착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헝가리 정부의 계획이 EU규칙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심층적인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리_뉴스워커

EU는 헝가리 정부의 삼성SDI 배터리 공장 증설 자금 지원이 헝가리 국민 납세자의 희생이 따르고, 경쟁사에 대한 불공정한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EU는 삼성SDI가 헝가리에 투자하기 위해 헝가리 정부의 지원이 실제로 필요한지, EU 내 경쟁과 결속력을 왜곡하지 않을지 면밀하게 조사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EU 국가 원조 규정, 특히 2014년 원조 가이드라인에 따라 회원국이 EU의 소외지역에서 경제 개발 및 고용을 지원하고 단일 시장에서 지역 결속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EU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정부의 조치가 EU 규정이 의도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EU 규정에는 공공지원이 최소한으로 유지되면서 민간 투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다른 회원국의 지역으로부터 투자를 유인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U연합의 결속력을 해칠수 있다는 우려다.

EU는 이 단계에서 헝가리 정부의 삼성SDI에 대한 지원이 지역 원조 지침의 모든 관련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의 지원이 해당 지역에 ‘인센티브’ 효과를 낼 수 있냐는 것이다.

이에 EU는 헝가리 정부의 삼성SDI에 대한 지원이 헝가리 국민의 지지에 의해 직접적으로 유발됐는지 여부 및 정부 보조금으로 인해 다른 EU 회원국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할 전망이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공투자는 유럽의 소외지역에 경쟁을 촉진하는데 중요하지만, 해당 소외지역에 대한 민간 투자가 필요한 경우에만 공공지원이 제공돼야 한다”며 헝가리 정부의 삼성SDI 지원의 공공성을 의심했다.

<삼성SDI 유럽 전기차배터리 시장 투자 현황>

2017년 05월

삼성SDI, 전기차 리튬 이온 셀 및 배터리 팩 공장 완공

2017년 12월

·삼성SDI, 헝가리 전기차 리튬 이온 셀 및 배터리 팩 공장 생산능력 확장 사업 시작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 약 1조 6천억원 투자

2018년

헝가리 정부, 삼성SDI에 대한 약 1,416억원 투자 계획 유럽연합에 통보

2019년 10월

유럽연합, 삼성SDI에 대한 헝가리 정부 보조금 계획 조사 착수

◆유럽시장 전기차배터리 공략 차질 생길까

삼성SDI는 현재 빠르게 성장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의 주요 업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헝가리에 있는 기존 공장에서 전기자동차용 리튬 이온 셀 및 배터리 팩의 생산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약 12억 유로(약 1조6천억원)를 투자한바 있다.

삼성SDI의 생산 능력 확장 작업은 2017년 12월부터 시작됐으며, 해당 프로젝트는 높은 수준으로 완성단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가운데, 헝가리 정부는 2018년 해당 프로젝트에 1억800만 유로를 공공지원하겠다고 EU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EU의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의 유럽 현지 공장 투자를 반겼던 모습과는 달라, EU가 유럽 배터리산업 보호를 위해 보수적으로 노선을 바꾼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EU의 이번 조사가 최근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이 자체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뛰어들고 있어 연합의 전기차 배터리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U는 그동안 해외 업체가 유럽 국가에 공장을 세우고 해당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을 받을 경우 통상적으로 조사를 진행한바 있으나, 이처럼 공개적으로 조사를 하겠다고 나선것은 처음있는 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EU가 헝가리 정부의 삼성SDI 지원을 문제삼을 경우, 헝가리 공장 가동을 통해 유럽 완성차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한 삼성SDI의 배터리 공장 증설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된다.

EU는 “대기업의 기존 생산 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은 일반적으로 해당 분야에서 처음으로 적용되는 생산 공정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역 투자 지원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에 대한 원조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정부 보조금이 다른 EU 국가의 투자 유치를 불리하게 만들어서도 안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EU는 헝가리 정부의 삼성SDI 지원에 대한 초기 문제 파악후, 헝가리 정부와 이와 관련된 제 3자에 대한 심층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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