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수첩] ‘인절미 빙수’으로 유명한 ‘설빙’이 전국에 4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며 소비자들의 큰 선호를 받고 있다. 과거 빙수는 무더운 여름에만 반짝하던 계절 디저트에 불과했으나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계절과 관계없이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로 자리잡았다.

더욱이 설빙은 지난해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제휴를 맺으며 배달 서비스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진 바 있으며 디저트 카페가 최근 들어 젊은 층 사이에서 더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보니 ‘설빙’은 당분간 창창한 앞날이 기대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설빙의 위생 상태는 인기와는 달리 엉망인 실정이다. 실제 설빙은 최근 5년간 대장균 검출 및 조리기구 청결상태 불량 등으로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 업체 중 식품위생법을 가장 많이 위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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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이미지 출처_urbanbrush.net/ 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설빙의 위생 논란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설빙에서 판매하는 인절미설빙, 밀크팥설빙, 우유얼음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던 바 있으며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설빙은 대장균 검출, 위생상태 불량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또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설빙의 위생상태를 꼬집는 제보가 다수 포착되고 있으며 과거 ‘먹거리 X파일’에서는 눈꽃빙수의 조리 과정, 세균검출, 위생상태에 대해 폭로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한 차례 불거졌던 바 있다.

물론 설빙 본사가 전국에 위치한 수백개의 점포를 완벽하게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하지만 설빙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가격 논란에도 끊이지 않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 적어도 고객의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위생에 있어서는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에 설빙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위생상태 불량 1위’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거머쥐게된 책임은 가맹점과 점주들보다도 본사의 책임이 더욱 크다. 물론 설빙이 가맹점을 대상으로 위생과 관련된 교육을 하겠지만 실제 위생이 청결하게 지켜지냐의 여부는 본사의 관리감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망우보뢰(亡牛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이 있다. 일이 이미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음을 뜻한다. 설빙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위생 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고 실제 설빙에 무한한 사랑을 주던 소비자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설빙은 소를 잃었다. 하지만 설빙은 우리 속담과는 달리 이제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할 것이다. 더 큰 손실을 방지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모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을 그대로 두는 것은 더욱 안 된다는 것이다.

기사를 쓴 기자 본인도 설빙의 팬이었기 때문에 설빙이 신속한 위생 개선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길 바란다. 다만, 향후에는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고치는 설빙의 모습을 기대하기 보단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철저히 고치는 설빙이 되길 한 사람의 소비자로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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