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 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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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지 2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극적인 대내 활동에 나서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김정은 위원자이 함경북도 경성군의 온실농장과 양묘장 건설장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 농장이 과학 농사 열풍을 일으키는 데서 기수가 되고 불씨가 되여야 한다”며 “세계적인 농업과학 기술발전 추세와 온실남새부문 선진과학 기술 자료들을 깊이 연구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적극 도입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 김정은, 농장 찾아 과학기술·농촌 주택건설 강조

김 위원장은 농업 분야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작물의 가짓수를 다양화하고 영양가와 생산성이 높은 우수한 품종을 선택하여 도입하며 남새종자를 개량하고 육종하는 사업도 잘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농장 시찰에 이어 종업원들이 사는 주택지구에 대한 현지지도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훌륭하게 건설했다고 만족을 표하면서 중평남새 온실농장마을이 “사회주의 농촌문화 주택 건설의 본보기, 전형으로 내세울 수 있다”며 다른 농촌마을도 이와 같은 수준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농촌에서도 “시대적 요구에 맞게 부단히 새로운 전형, 본보기를 창조하고 그것을 불씨로 따라 앞서기, 따라 배우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여야 한다”고 새로운 모델을 찾을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날의 성과에 만족하며 발전시키려 하지 않는 것은 혁명에 대한 태도와 관점 문제”라고 지적한 뒤 “우리는 헐어빠진 집을 마스기(부수기) 전에 먼저 일꾼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낡은 사상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 16일 백두산에서 백마를 타고 지도자의 리더십을 돋보인데 잇따른 경제 시찰이라 주목된다. 특히 이날 경제 시찰에서 ‘새로운 전형·본보기’를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이 내부 결속을 통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 대북제재 계속되자 北주민들에 ‘자력갱생’ 강조하며 위기 돌파 의지

북미 협상이 결렬된 이후 또 다시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놓으면서 김 위원장의 이같은 메시지는 곧 대북제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력갱생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 등정에 나서는 모습과 함께 전한 메시지도 주민들에게 ‘버티기’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하기도 한다.

한편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후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지 않자 우리 정부는 ‘적극 노력하겠다’는 중재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18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북미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가 가급적 조기에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NSC에서는 북미 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데다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남북전에 무중계·무관중으로 열린 데 따른 논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스포츠 교류에서마저 남측을 홀대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남북전에 대한 북한의 태도와 관련, 국내에서 논란이 거세자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이) 중계권료와 입장권을 포기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 소강 국면을 반영한 측면이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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