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수첩]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 기능이 ‘토스 행운퀴즈’, ‘무신사’ 등으로 인해 그야말로 거대한 광고판으로 변모한 모습이다.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기업들의 실검 광고 행태를 비난했고 이에 대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오늘(25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포털 실검은 여전히 ‘광고 복마전’으로 볼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실제 최근 네이버의 실검 순위 상위권은 대부분 ‘토스’와 연계된 기업들의 제품이 자리 잡고 있다. 토스의 ‘행운퀴즈’ 때문이다. 실제 지난 24일 토스 행운퀴즈가 올라오자 실시간 검색어는 순식간에 토스의 행운퀴즈와 관련된 단어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날 오전에는 ‘무신사’의 할인쿠폰과 관련된 단어가 포털 실검 최상위에 한동안 자리 잡기도 했다.

기업은 이러한 의도된 실검 마케팅으로 막대한 이득을 보겠지만 네티즌들은 무거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한 누리꾼은 “포털 실검은 토스가 장악하고 있다”며 “무신사, 토스 등이 네이버 실검에 오르는 건 이제 지겨울 정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기능이 기업의 마케팅으로만 이용된다면 네티즌들이 실시간 공통 관심사를 볼 수 없다는 문제가 있음에도 이에 대해 토스 측은 “통상적 마케팅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 위원회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토스의 ‘행운퀴즈’가 보상금을 미끼로 네이버 실검을 유도해 업무 방해를 하는 것 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누리꾼들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조국 힘내세요” vs “조국 사퇴하세요” 실검 공방으로 네티즌들이 자신들의 이념과는 상관없이 모두 피로를 호소했던 바 있다. 해당 검색어에 대한 공방이 이제 조금 잠잠해지나 싶더니 이번엔 토스, 무신사 등의 ‘실검 마케팅’으로 국민들이 또 다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실검은 실시간으로 네티즌들의 관심 이슈를 보여주는 지표인 만큼 사회 여론에 대해 객관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무신사와 토스 등 각종 기업들의 의도적 실검 순위 노출로 인해 그 본래 의미가 변색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어떤 키워드가 상업적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보고서를 받았다”며 “판단을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운영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에 대해 “포털의 실검이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실검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포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당사의 이익만을 위해 네티즌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는 기업 마케팅전략의 변화도 중요하다. 실시간 검색을 통해 의사를 표출하는 것과 ‘조작’처럼 비춰질 수 있는 기업의 홍보는 다른 문제다. 실검에 대한 폐지론, 무용론 등 각종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향후 실검이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지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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