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금강산 관광지구 현지지도에서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 북측이 남측에게 시설 철거 문제를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25일 오전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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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이날 “오늘 오전 북측은 남측 통일부 앞으로 금강산 관광 시설 철거문제를 문서교환 방식으로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내왔다”며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한다는 방침하에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를 찾아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과 면담하면서 북측이 통지문을 보내온 사실을 전했다.

◆ 김연철 통일부장관, 국회 찾아 통지문 보고

윤상현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통지문은 아마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해 왔을 것”이라며 “북한의 거의 대부분 시설은 현대아산 것이지만, 아난티그룹의 리조트, 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문화회관도 있고 이산가족 면회소는 우리 정부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김 장관이) 북측에서 철거 계획에 대해 논의를 하자고 통지문이 왔다고 밝혀왔다”며 “대응 방침과 관련해 통일부가 현대아산, 관광공사 등과 실무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남녘 동포는 언제든 환영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남측의 완전한 배제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금강산 관광지구 현지지도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서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 김연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우리 재산권 보호…창의적 해법 마련할 것”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이날 윤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우리 재산권 보호에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현대아산 측 등 관계기관들과 각종 시설물에 대한 우리 측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3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해서 대응하겠다”며 “첫째는 우리 기업의 재산권 보호, 둘째는 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고 셋째는 달라진 환경들을 반영해서 그야말로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北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비핵화 협상 재개 기대감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또 다시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김계관 고문은 24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나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조미(북미) 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또다시 언급하였다는 보도를 주의 깊게 읽어보았다”며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사이의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직접 전하기도 했다. 김 고문은 “며칠 전 내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를 만나 뵙고 조미관계 문제를 비롯하여 대외사업에서 제기되는 현안들을 보고드렸을 때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데 대하여 말씀했다”고 전했다.

김 고문의 이같은 담화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의중이 직접적으로 전달됐다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이가 ‘각별하다’고 한 부분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긍정적인 메시지에 대한 화답 성격의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정상이 서로에 대한 친분을 언급하고 대화의 의지를 보인 만큼, 실무협상의 재개 여부도 주목된다. 다만 비핵화를 두고 양측의 이견이 크기 때문에 실무협상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성과를 도출해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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