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남북정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에 조의문을 전달한 후 또 다시 발사체 발사를 통해 도발에 나서며 남북관계가 하루만에 냉온탕을 오갔다.

31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후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인 30일 오후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낸 지 하루만의 일이다.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던 남북관계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내면서 조심스레 경색 국면도 풀리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왔었지만, 북한이 즉각 발사체를 쏘아올리면서 긴장 국면이 다시 흐르고 있다.

이번 발사체 발사는 지난 10월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발사 이후 29일만이며 올해 들어서만 열두번째 발사다.

◆ 北, 조의문 보낸 지 하루만에 발사체 발사

합참은 “북한이 이날 오후 4시 35분과 4시 38분께 북한이 평안남도 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며 “발사체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370km, 고도는 약 90km로 탐지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금강산 내 남측 관광시설의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등 대남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 NSC 회의 도중 발사체 발사…의도 정밀 분석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진행하던 도중 발사 소식을 접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NSC는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 NSC 상임위원들은 김 위원장이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의문을 보낸 지 하루 만에 발사를 감행했다는 점을 두고 북한의 의도를 정밀하게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회의는 당초 오후 5시 30분에 시작됐고, 북한의 발사 소식에 회의가 길어지면서 오후 7시가 넘어서야 결과가 발표됐다.

이 밖에도 청와대는 북한의 금강산내 남측 시설 철거 요청에 대해선 “상임위원들은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한 상황을 점검하고,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의 이행과 우리 기업의 재산권 보호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 비건, 美국무부 부장관 지명…북핵 이슈 계속 다룰 듯

한편 미국의 북핵수석대표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국무부 2인자인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되면서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전개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비건은 부장관직을 수행하며 북한 이슈를 계속 챙길 것으로 관측된다.

10월 31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비건 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됐다고 밝혔다. 최근들어 비건 대표가 2인자의 자리에 올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함께 손발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은 지속적으로 나온 바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 9월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됐을 당시에도 유력한 후임자로 거론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임 받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이날 이수혁 주미대사를 만나 “국무부 내 변화와 무관하게 북·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의 이같은 언급을 볼 때 추후에도 북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부장관에 오르면서 자연스레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카운터파트가 될 지도 관심이다.

비건 대표는 그동안 차관급인 제1부상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김혁철 전 대미특별대표와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 등과 실무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그가 차관직에 올랐기에 최 부상과의 협상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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