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수첩] 지난 28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당사의 영업 잠정 실적을 공시한 가운데 강덕영 대표이사의 수직상승한 보수가 새삼 논란이 되고 있는 듯 보인다.

자본시장법과 상법에 따르면 보수총액 5억 원 이상의 임직원은 그 연봉을 개별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강 대표의 연봉을 공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강 대표는 지난 2016년 5억 원 수준의 연봉을 수령했고, 지난해엔 이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한 9억40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도인 2017년엔 7억9700만원을 수령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그간 ‘개량신약’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보여 왔고 이에 따라 강 대표도 그 성과를 인정받아 자연스럽게 고액 연봉 수령자가 됐다. 회사의 실적이 개선됐고 이사회를 거친 대표이사의 연봉상승이 무슨 문제가 되겠냐는 주장도 있다. 한데 문제는 직원들의 불만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 대한 부정적인 글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직장인이 직접 남긴 기업리뷰를 볼 수 있는 ‘잡플래닛’에는 ‘금전적 보상 부족’에 대한 의견이 다수 표현되고 있으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우리 회사 오지마라”며 “이곳은 지옥과도 같다”는 폭로가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직원들의 불만에 따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보수 현황을 확인하니 강 대표는 본인의 연봉을 큰 수준으로 상승시켰던 반면 직원들의 연봉은 1% 수준 상승에 그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공시를 통해 “이사회에서 결정된 임원보수규정에 의거 직무, 근속기간, 리더십, 전문성, 회사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정된 연봉을 매월 나누어 지급했다”며 “경영성과 및 업적평가에 따라 급여의 50%를 상여로 따로 지급했다”고 강 대표의 보수 산정기준에 대해 설명했다.

이처럼 강 대표의 보수 기준은 경영성과와 업적평가다. 강 대표가 개량신약을 통해 회사를 순조롭게 이끌어나가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과정 중 직원들의 희생과 노력은 보상하지 않고, 직원들의 불만은 듣지 않은 채 강 대표의 보수만 대폭 늘렸다는데 있다.

회사의 대표는 회사 구성원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야한다. 이에 따라 국내 굴지의 회사가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지면 직원들에게 슬픔을 함께하자며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사례를 우리는 그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 시기 대표이사의 급여가 대폭 올라가는 일도 비일비재했지만 말이다.

회사가 힘들 땐 직원들을 해고하고, 회사가 성과를 내고 있을 땐 대표이사의 급여만 대폭 상승되는 상황을 보면 회사 구성원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개량신약 예찬론자’로 불리는 강 대표가 개량신약과, 자신의 보수에만 몰두하지 않고 회사 내부를 되돌아봐 직원들의 불만이 더는 흘러나오지 않길 바란다. 익명 커뮤니티 앱에 “우리 회사 오지 마세요”라는 댓글보다 “우리 회사로 오세요”라는 댓글이 더욱 많아지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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