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의 제작진인 안중연 PD와 김용범 CP가 투표조작 의혹으로 지난 5일 저녁 구속됐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절차에서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고, 구속의 필요성·상당성이 인정된다.”라며, 프듀X 프로그램을 담당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생방송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듀X 경연에서 유료로 진행된 시청자의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사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또한, 경찰은 안 PD가 연예기획사에서 유흥업소 접대를 받았다고 보고, 배임수재 혐의도 적용하였으며, 증거인멸을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함께 영장심사를 받은 기획사 관계자 등 2명에 대해선 “범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도 없어 보인다.”라며 영장을 기각했다.

한편, 구속이 결정되던 당일에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CJ ENM 사옥과 연예기획사 1곳 등을 대상으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에 엠넷은 구속이 결정되기 전 5일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프듀X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다만, 구속된 이후 CJ ENM 측에 안 PD와 김 CP가 구속된 이후의 입장을 문의한 결과, “어제 발표한 입장 외에 현재 변화된 상황은 없으며, 추가 입장은 준비되는 대로 발표하겠다”라고 밝혔다.

또한, 프듀X 투표조작 사건 이후 데뷔한 그룹 엑스원의 향후 활동 계획을 문의한바 “경찰 수사 결과를 추가로 지켜봐야 하고, 향후 활동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라고 밝혔다.

프듀X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흥행성’과 시청자들의 직접 참여라는 ‘참신성’에 기대어 큰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방송 진행상의 설정을 넘어서 시청자들을 우롱하고, 속임수를 쓴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는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예능 방송 전반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무관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대국민 사기극’이라 비난받는 프로그램을 제작한 관계자들이 구속된 사건을 통해, 시청자들이 겪고 있는 실망과 불신을 앞으로 어떻게 신뢰와 관심으로 회복할 것인가가 방송가 전체에도 큰 숙제로 남겨졌다.

프로듀스X101은 CJ ENM 계열사인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생방송 중 시청자들의 투표로 연습생 101명 중 11명을 뽑아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시즌 4에서는 문자투표 수가 140만 건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부흥을 일으켰다고 평가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네티즌 사이에서 지난 7월부터 시청자 유료 문자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1위에서 20위까지 최종 득표수가 특정 배수로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에 논란이 커지자 엠넷 측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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