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세에도 자리 지켰지만 수도권 외 지역에서 맹점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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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인물_김슬아 마켓컬리 대표<그래픽_뉴스워커>

[뉴스워커_기업 진단]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음, 식료품 관련 온라인 판매 거래액은 1조1989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의 10.7%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3.1% 늘어난 수준으로 온라인 식료품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입증하고 있다.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에서 지속적인 외형성장으로 몸집을 키워온 마켓컬리는 해당 시장에서 상당한 시장 인지도를 쌓아 왔다. 특히 마켓컬리가 최초 시행한 새벽 배송은 대기업 유통업체도 따라할 정도로 고객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그러나 자금 조달이 용이해 물류센터 설립 등이 비교적 용이한 대기업 유통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재무구조 등의 요소로 인해 투자금 유치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맞벌이 가정의 증가 등으로 장볼 시간조차 줄어들고 있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온라인 신선식품을 찾고 있어 해당 시장은 마켓컬리 이외에도 대형 유통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향후 경쟁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마켓컬리가 굳건히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 결국 물류 인프라 싸움, 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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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19년 8월 기준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음, 식료품의 경우 전체 거래액의 10.7%인 1조1989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985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온라인 시장을 통한 음, 식료품 구매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2013년 12월 31일 설립되어 농산물 도, 소매업 및 전자상거래 관련 유통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2015년 5월 업계에서는 최초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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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을 시작으로 연평균 297.6%로 매출액이 상승하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선두자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새벽배송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올해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들어오는 주문의 건수만 해도 1만 건을 넘어섰다.

새벽 배송이 획기적인 인기를 끌자 SSG.COM, 롯데쇼핑, 홈쇼핑업체 등의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쿠팡까지 진입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경쟁 업체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업종 특성상 새벽배송의 선두주자인 마켓컬리의 입지가 위험할 수 있다. 새벽배송 등을 비롯한 신선식품 배송은 결국 물류 시스템의 전쟁인데 마켓컬리가 경쟁력 있는 물류 시스템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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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배송 정책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한해서만 주 7일 샛별배송(새벽배송)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외의 지역은 새벽배송이 불가능하며 오직 택배배송만 가능하다. 또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는 휴무일 상관없이 주 7일 동안 새벽배송이 제공되지만 그 외의 지역은 일요일 및 공휴일에는 택배 배송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쉽게 말해 수도권 지역 이외에는 배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현재 쿠팡만 전국에 배송 가능한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그룹 내에서 자금 지원을 받는 등 용이한 방식으로 비교적 단시간 내에 물류센터를 마련할 수 있다. 이미 롯데와 신세계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설치 및 운영을 선언하는 등 온라인 물류 전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반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마켓컬리는 사업 성장성을 어필해 외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는 방식이 거의 유일하다. 따라서 완벽한 물류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상당히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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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올해 4월 세콰이어패키탈차이나 등 중국계 밴처캐피탈로부터 1000억원 가량 유치했으며 다음 달인 5월 중국의 힐하우스캐피탈로부터 350억원을 추가로 투자 받는데 성공했다. 물류센터를 추가 설립하는데 해당 투자금이 사용되었다. 마켓컬리는 지난 9월 완공된 남양주 화도 소재의 물류센터를 포함해 현재 기준으로 서울복합물류센터, 죽전물류센터까지 총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9월 입주 예정인 김포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포함하면 총 4곳의 물류센터를 통해 새벽배송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번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물류 시스템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김슬아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 당장 새벽배송 권역을 늘리지 않을 방침이다. 마켓컬리가 당장 전국에 새벽배송 서비스가 가능하게 하려면 상당한 투자금이 필요하므로 마켓컬리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새벽 배송이 결국 물류 시스템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 밀려날 수 있어 새벽배송 시장에서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인지 확신하기 어렵다.

◆ 김슬아 대표이사, 독립적인 경영권 보장 받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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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는 포장비와 광고비 등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며 지난해까지 적자의 폭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3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17년 대비 2.7배나 적자 폭이 확대되었다. 창업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켓컬리가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마켓컬리 측은 “고객에게 지속가능하고 높은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장의 이익을 내기 보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투자에 주력해 왔다”며 “궁극적으로 더 많은 고객들께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전달하겠다” 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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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말 기준 김슬아 대표이사가 보통주 전체의 27.94%를 소유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중국계 자본이 많이 유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이 지닌 전환상환우선주 및 전환우선주의 전환 여부에 따라 김슬아 대표의 독립적인 경영권 보장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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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된 전환우선주 및 전환상환우선주는 총 22만4527주로 모두 전환권을 행사할 시 김슬아 대표이사의 경영권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최대주주의 자리를 빼앗기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계 자본으로 바뀔 위험이 커 자칫 마켓컬리가 중국에 먹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각종 업체가 중국계 자본에 인수된 사례가 다수 있어 마켓컬리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세콰이어캐피탈차이나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에 대해 보통주로 전환권을 행사할 시 총 5만6799주를 보유하게 돼 김슬아 대표이사의 보유지분을 웃돌아 경영권에 차질이 생긴다. 김슬아 대표가 처음부터 경영권을 매각할 의도를 가지고 중국계 자본을 유입한 것으로도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적자 폭이 늘어남에도 불구 새벽배송 시장 내 40%의 점유율을 확보할 정도로 외형 성장을 성공시킨 김슬아 대표이사는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여러 인수 제의를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시리즈D 투자금을 유치하며 투자 라운드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마켓컬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 스타트업계 획기적인 선을 그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와 관련해 마켓컬리 측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고 운영 효율 또한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유통업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규모가 형성돼야 제반 인프라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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