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남부발전, ‘신의 직장’도 옛말...왜?
[기자수첩] 한국남부발전, ‘신의 직장’도 옛말...왜?
  • 김규찬 기자
  • 승인 2019.11.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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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커_기자수첩] 지속되는 취업난으로 취업준비생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꾸준하게 취준생들로부터 일명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대기업 못지않은 수준의 연봉과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과 생활의 균형) 보장으로 젊은 층의 선망을 받고 있는 공기업들이 그렇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 중에서도 한국남부발전 등 발전부문 공기업은 더욱 그렇다. 실제 한전 자회사인 한국남부발전은 그간 높은 수준의 연봉과 워라밸을 자랑해 왔다. 한국남부발전은 지난해 “PC-OFF제를 통해 퇴근 시간 등을 보장하고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연차저축제도를 통해 직원들을 배려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데 이와는 달리 한국남부발전 직원들의 내부고발을 보고 있노라면 그간 젊은 층으로부터 불려왔던 ‘신의 직장’이란 말이 무색해 지고 있는 듯 보인다.

지난 5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한국남부발전이 출근 전 시간인 오전 7시, 한국남부발전이 자랑했던 ‘워라밸’을 즐겨야 할 시간인 퇴근 후 오후 9시에도 직원에게 문자를 보내며 이에 대한 답장을 1시간 이내로 하지 않을시 상사에게 호된 질책을 받아야 한다는 내부 폭로글이 올라왔다.

내부 직원이 올린 해당 게시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수많은 취준생들에게 ‘신의 직장’이라는 일컬음을 받은 한국남부발전의 직원들은 군대에서나 벌어지는 ‘통신대기’를 해야 하며 1시간 이내 즉각 답장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해당 게시글을 본 블라인드 회원들은 “나 군 시절에나 있던 갑질이 공기업에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라며 함께 분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 7월 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의 한 간부는 회사로부터 출장여비 수백만 원을 횡령하고 부서원들에게 협박과 폭언을 일삼아 해임 요구라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한국남부발전의 ‘갑질’에 시달리다 당당한 개선 요구도 아닌 익명의 창구를 통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나 한국남부발전의 간부는 출장여비 수백만 원을 횡령하고 부서원들에게 협박과 폭언을 일삼았던 것이다.

당시 해당 간부는 직원에게 “너희들 밟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며 “누가먼저 나가는지 두고 보자”등의 폭언과 협박을 자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의 직장’, 일각에선 많은 공공기관들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지만 만성적자를 보이고 있으며 그럼에도 과도한 인건비를 지출하고 내부 성과급 잔치를 하는 행태를 꼬집는 등 공공기관들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취준생들은 안정적이고 워라밸을 보장해주는 공공기관들을 ‘신의 직장’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나 이제 ‘신의 직장’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남동발전의 ‘통신대기 갑질’, ‘간부의 폭언 갑질’이 사실이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