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의 대부분은 채무를 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업으로 인한 도산 등 경제상황 악화로 채무자에게 쫓기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직장 급여생활자가 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사업의 뜻을 두고 사업에 올인하다보면 사업의 실패로 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경제가 위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젊은이들에게 창업을 도전하게 한다. 마땅한 창업의 바이블이 없으면서 그것도 사업에 실패한 이후의 로드맵도 없으면서 무작정 창업의 도전만이 젊음의 유일한 길이며, 마땅히 그 길로 가야만 한다고 말한다.

한데, 문제는 99%의 창업자가 실패를 맛보아야한다는 것이다. 창업하는 사람이 “나는 실패할 꺼야”라는 생각을 창업하는 자는 없다.

요즘처럼 IT경제에서의 창업은 소위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대박의 또 다른 말은 폐인이다. 대박을 낳아도 폐인이 되기 쉽고, 대박을 낳지 못해도 폐인이 되기 쉽다.

사업의 실패가 폐인을 낳게 되는 경우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대박을 낳았는데 왜 폐인이 될까.

인생에 있어서 반드시 피해야할 사항 다섯 가지 중 첫번째가 젊어서 큰 돈을 버는 것이다. 그들이 왜 벌었는지도 모르는 채 돈을 벌게 된다면 그 대박은 로또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페이스북의 마크주커버그니 트위터니 하는 것들만 바라보고 또 에어비앤비나 우버의 사례만을 바라보며 현 시대의 산업을 황금 알을 낳는 것과 비유되는 것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인생은 확률 게임과 같다. 한번뿐인 인생 내 맘대로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도 어리석은 행태다.

한번뿐인 인생이니 왜 잘 어루만지면서 잘 다독거리면서 살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한달음에 수십~수백 계단을 앞지르려 하는지 또 그것을 부추기는 정부는 과연 옳은 인도를 하는 것인지 곱씹어 봐야 할 문제다.

창업 전도사처럼 떠들고 다니는 벤처관련 협회의 한 회장은 어차피 창업을 해야 하는 인생을 사는 거 젊어서 해야 성공의 확률도 높아진다고 말한다. 그게 진심일까라는 생각이 든다.

실패의 늪을 본인은 겪어봤는지 궁금하다. 이미 많은 책에서도 나와 있으며, 실패 후 재기의 모습을 그린 책들도 많지만 독자들에게 그리 많이 읽혀지지는 않는다. 그것은 그런 구질구질한 삶이 있다는 것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인생은 길다. 살아볼 만한 가치도 있다. 하지만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인생을 인생이라 말하지 않는다. 한낮 불장난에 불과하며, 그 불장난으로 인한 폐해는 아주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

2000년 '아이러브스쿨'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한 후 소위 대박을 낳았던 사람이 있었다. 그 후 2001년 순식간에 사람들 사이에서 사라졌고, 10년을 넘는 세월동안 보이지 않았다. 최근에야 한 언론에 모습을 보여 “아~ 이 사람이 이렇게 살았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동안 얼마나 힘들었던가를 눈물을 보이며 쏟아내는 소리는 비록 신문기자가 건네는 단어에 불과했지만 그 아픔을 이해하고도 남음이었다.

잊혀져 살기는 쉽다. 단, 늘 잊혀져 살았던 사람에게는 말이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잊히기란 상상도 못할 만큼 어려운 일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정부는 스포트라이트를 쏟으려고 한다. 그렇게 조명되어 성공의 가도를 몇 십 년 이어간다면 좋을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 묻히는 자가 받는자의 99%이며, 또 받았다고 묻히는 자 또한 셀 수 없을 정도다.

박근혜 정부 3년차를 맞이하여 이제 창조경제를 닭 쫓듯 할 것만은 아니라고 조언하고 싶다. 이제까지 일으켜졌던 창조경제를 이제 다져가야 할 때다.

미래부가 최근 창조경제 K-Global프로젝트라는 이름하에 벤처기업 1000개를 만들어낸다는 포부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지원된 벤처기업의 성적은 공개하지 않은 채 또 다른 벤처를 육성한다는 것이다.

이 행사가 남기는 뒷말은 정부가 돈을 들여 지원해보니 쓸 만한 벤처를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쓸만한 벤처가 있었다면 분명 성공의 모델로 삼아 적극 홍보에 광고를 했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정부가 지원한 벤처는 어림잡아 보아도 수십만 곳에 이를 것이다. 기술보증기금이나 각종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지원된 창업자금은 그들에게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어깨를 짓누르고 있을 게 분명하다.

그런 곳이 없으니 또 벤처를 발굴하여 육성한다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게 그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 시점에서 정부에게 아니, 박근혜 대통령께 꼭 고하고 싶다. “기업을 위한 지원자금은 기업에게 돌아가게 해 달라고~” 전 정부도 그랬지만 항상 컨설팅업체만 살찌우는 정부정책은 되지 말아야 한다.

한데,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의 창조경제는 컨설팅 경제에 불과했다는 것이 안타까움으로 남는 게 사실이다.

이제 남은 임기 제대로 벤처를 육성하고, 창조경제를 일으키려면 컨설팅 사에 의존하여 눈에 보이는 실적에만 목매지 말고 진정한 창조경제를 스스로 발굴하고 또 돈에 얽매이지 않는 진정한 나눔의 경제 나눔의 IT사업자들도 발굴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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