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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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을 향해선 대화 의지를 표하고, 남측에게는 금강산 시설물 철거에 대한 최후통첩을 내놓으며 미국과 남측을 동시 압박했다. 특히 금강산 시설물 철거에 대해선 기존의 주장을 반복함과 동시에 일방적인 철거 방침을 분명히 강조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는 11월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혔다.

통신은 특히 남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무슨 할 말이 있고 무슨 체면이 있으며 이제 와서 두손을 비벼댄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고 비아냥댔다.

이어 “우리가 남측시설 철거 문제와 관련하여 여러 차례나 명백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통지한 것은 금강산관광지구를 우리 인민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명산의 아름다움에 어울리게 새롭게 개발하는 데서 기존의 낡은 시설물부터 처리하는 것이 첫 공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남조선 ‘공동점검단 방문 필요’니 오리발 내밀어”

특히 통신은 “이런 취지를 명백히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당국은 귀머거리 흉내에 생주정까지 하며 우리 요구에 응해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깊이있는 논의’니, ‘공동점검단의 방문 필요’니 하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비난했다.

우리 정부가 북측과의 통지문을 발신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이같이 비난에 나선 것은 철거 의지를 더욱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금강산 관광지를 훌륭히 개발할 것이라며 “여기에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시간표가 정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통지문만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허송세월할 수 없다”며 “우리의 정당한 요구에 불응하여 국가적인 관광지구개발계획추진에 장애를 조성한다면 부득불 단호한 조치가 취해지게 될 것이라고 통고하였다”고 철거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금강산 일방철거 최후통첩…“우리 요구에 따라야”

통신은 “오물 같은 남측 시설들을 우리의 금강산특구법에 따라 마음대로 처리할 수도 있는 우리가 그래도 지난시기의 관계를 생각하여 비록 볼품없는 재산들이나마 스스로 철거해 가라고 마지막 아량을 베풀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남조선 당국은 이마저 놓친다면 더는 어디 가서 하소할 데도 없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즉각 우리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이 강도 높은 비난 논평을 내놓은 데는 연말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사항인 철거에 대한 성과를 내고, 관광지구의 개발 계획의 이행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금강산 관광 문제의 해결을 위해 ‘창의적 해법’을 찾고 있는 가운데 난처해 지는 모양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4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만나며 해법을 모색하는 등 다각도로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북한이 또 한번 철거를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美에는 ‘대화’ 의사…내달 협상 재개 될까

북한은 남측을 향해서는 금강산 문제에 대한 철거 압박을 강하게 드라이브 걸고, 미국에게는 전제조건을 단 대화의 의지를 밝혔다.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14일 담화를 발표하고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제3국을 통해 내달 중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혀왔음을 공개했다.

김명길 순회대사는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 앉을 용의가 있다”며 내달 중 협상 재개의 의지가 분명히 있음을 밝혔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장도 같은 날 담화를 통해 국무위 대변인 담화 발표 직후 나온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같은 담화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반발에 나섰다가 한미 군 당국이 훈련 조정 움직임을 보이자 실무협상 재개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에도 북한은 한미군사연습이 중단되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외교 무대에 나온 바 있다.

북한이 내세운 연말 시한이 점점 다가옴에 따라 비핵화 협상 문제를 비롯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남북 관계에도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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