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그래픽_진우현 뉴스워커 그래픽2팀 기자

지난 2017년, 송파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얻고 분양을 시작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초호화 건물이 있다. 건물 30층에 프리미엄 서비스 공유 오피스를 오픈하며 맞춤형 업무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그 건물은 롯데물산의 ‘롯데월드타워’다. <편집자 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롯데월드타워를 숙원사업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 사업의 손익분기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까지 롯데월드타워를 한국 랜드마크로 삼기 위해 현재까지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지난 2017년 롯데월드타워 공식 오픈에 앞서 일찌감치 오피스 분양을 실시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빌딩의 프리미엄 오피스, 타 오피스에 비해 넓은 업무공간이 갖춰져 있어 수많은 기업들이 발 빠르게 분양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하지만 업계의 예측과는 달리 롯데월드타워 오피스는 여전히 공실률이 높은 상태이며 현재 롯데월드타워 오피스에 들어와 있는 기업도 대부분이 롯데 계열사로 이뤄져 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까지는 오피스 동의 절반이 넘는 60% 가량이 비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월드타워를 총괄하는 롯데물산의 적자 및 실적하락 등은 회사가 풀어나가야 할 악재로 남게 됐다.

이에 따라 뉴스워커는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이라는 위상과 그 이면에 놓여있는 공실률, 그리고 롯데물산의 실적 적자 등 각종 이슈가 혼재돼 있는 ‘롯데월드타워’에 대해 순차적으로 보도하기로 한다.

롯데월드타워 불꽃놀이에 ‘60억’쓴 롯데물산...당기순손실은 6000억 원 넘어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지난해 6108억1603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영업이익도 149억5663만원의 적자를 입었다. 이는 지난 2017년 롯데물산이 기록한 468억1629만원의 영업적자에 비해서는 개선된 수치이나 여전히 영업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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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그래픽_뉴스워커

천문학적인 당기순손실에 대해 롯데물산 측은 롯데케미칼 주식 처분으로 발생한 세금이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롯데케미칼 처분뿐만 아니라 롯데월드타워의 공실률이 높고, 개장한지 2년이 지났으나 이에 따른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점도 롯데물산의 당기순손실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상황이다.

한편 롯데물산은 지난 5월 롯데월드타워에서 불꽃놀이 행사를 진행하며 총 60억 원을 쏟아 부었다. 당시 불꽃놀이는 약 12분 동안 진행됐고 3만여 발의 폭죽이 사용됐다. 1분에 5억 원짜리 공연이었던 셈이다.

당시 롯데물산 측은 2년 전 진행했던 불꽃놀이 보다 행사 규모를 키우고 더 화려하게 준비했다고 밝혔으나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6000억 원이 넘는 상황에서 롯데물산이 ‘억소리’ 나는 행사를 강행해 ‘1분에 5억이 탔다’며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혼재됐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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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_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_뉴스워커

◆ 불 꺼진 ‘속 빈 강정’ 롯데월드타워...실적 개선 언제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롯데월드타워의 오피스는 60%가 넘게 비어있었다.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내년 상반기 유한킴벌리가 롯데월드타워로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으며 이에 따라 롯데월드타워 공실률은 한 자릿수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롯데월드타워의 오피스가 대외적으로 홍보가 잘 이뤄졌기 때문에 공실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롯데그룹 계열사가 롯데월드타워에 대부분 입주해 공실률이 낮은 것처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와 롯데컬처웍스가 롯데월드타워프라임오피스에 입주했고 그 외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MCC등이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해있다. 최근 불매운동의 중심에 있던 유니클로가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한 것도 반일감정과 더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유니클로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는 롯데쇼핑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롯데물산은 지난 1988년 8월 외자도입법에 의한 관광호텔업의 외국인투자인가를 받았고 현재 롯데월드타워 건설 사업을 완료해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의 운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홀딩스가 56.9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롯데물산은 종합무역상사의 기능보다 ‘롯데월드타워’ 운영에 전념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월드타워의 오피스 공실률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계열사 입주와 반일감정이 일고 있는 ‘유니클로’까지 흡수해 공실률을 메꾼다는 논란도 함께 일고 있다. 따라서 롯데물산의 실적개선이 당분간 불투명할 것으로 보이며 ‘롯데’에 대한 일본이미지 꼬리표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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