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진우현 그래픽2팀 기자

지난 2017년, 송파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얻고 분양을 시작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초호화 건물이 있다. 123층, 555M의 거대한 수직도시 타워를 자랑하는 이 건물 108층부터 114층까진 ‘VVIP만을 위한 국내 최고의 오피스 공간’ 프리미어7이 불이 꺼진 채 방치돼 있다. 이 건물의 이름은 롯데물산의 ‘롯데월드타워’다. <편집자 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롯데월드타워를 평생의 숙원사업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롯데월드타워 사업의 손익분기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까지 롯데월드타워를 한국 랜드마크로 삼기 위해 현재까지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에 마련된 불 꺼진 ‘프리미어7’은 한 층이 한 호실로 구성돼 있다. 입주자가 한 층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전용면적은 202.81~266.19평이며 롯데물산은 현재까지도 프리미어7에선 한강을 포함한 서울 경치를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롯데월드타워가 착공되면 국내외 부호들이 발 빠르게 프리미어7에 대한 분양 문의를 앞 다퉈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바 있다.

하지만 업계의 예측과는 달리 롯데월드타워의 ‘프리미어7’은 현재까지 단 1개실도 분양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도 당초 ‘프리미어7’ 114층에 거처를 마련하려고 했으나 인테리어 공사 기간이 연장될 것으로 예상, 신 총괄회장의 거주지를 앞서 보도한 ‘시그니엘 레지던스’로 변경했던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고급 오피스 공간으로 마련했던 ‘프리미어7’은 현재까지 입주자 없이 모두 불이 꺼져있어 롯데월드타워를 총괄하는 롯데물산의 실적에도 ‘프리미어7’은 걸림돌로 남게 됐다.

이에 따라 뉴스워커는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이라는 위상과 그 이면에 놓여있는 공실률, 그리고 롯데물산의 실적 적자 등 각종 이슈가 혼재돼 있는 ‘롯데월드타워’에 대해 순차적으로 보도하기로 한다. 이번 편성은 ‘프리미어7’이다.

◆‘오피스’,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이은 ‘프리미어 7’ 공실률 논란...손익분기점은 언제쯤?

지난 2015년, 롯데물산 측 관계자는 롯데월드타워 사업에 대한 손익분기점에 대해 “초고층 빌딩은 수익성을 따지면 짓기 힘들다”며 “손익분기점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기 때문일까, 롯데 측은 당시 각종 위험성 논란과 수익성 논란에도 롯데월드타워 사업을 강행했고 이에 따라 롯데월드타워는 외형적으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롯데 측은 롯데월드타워의 수익성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용승인이 떨어지고 나서 보니 업계의 예측보다 수익성에 대한 부분은 더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의 ‘프리미어7’을 이용할 분양자를 현재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롯데월드타워의 공실률 해소가 여전히 롯데물산이 해결해야 할 첫 번째 숙제로 남아있다. 또한 이에 따른 롯데물산의 천문학적인 당기순손실은 신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에 대한 의지마저 무색케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실제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지난해 149억5663만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6108억1603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물산의 이광영 대표가 겸직하고 있는 롯데자산개발도 지난해 169억5432만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469억8696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자산개발은 롯데물산이 32.34%의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롯데 계열사 입주로 명목상 공실률 떨어뜨린 롯데월드타워 ‘오피스’...‘프리미어7’은 어떻게 채우나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롯데월드타워의 오피스 동은 입주할 기업을 찾지 못해 60%가 넘게 비어있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앞 다퉈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하며 공실률을 떨어뜨렸다. 이에 따라 60%가 넘었던 공실률은 현재 20% 정도로 낮아졌으나 이는 롯데월드타워의 오피스가 대외적으로 홍보가 잘 이뤄져서가 아닌 계열사를 통해 낮춘 명목상 수치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와 롯데컬처웍스가 롯데월드타워프라임오피스에 입주했고 이후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MCC 등이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했다. 최근에는 롯데쇼핑이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유니클로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도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하게 됐다. 롯데월드타워 오피스에 입주한 롯데 계열사가 아닌 회사는 데상트코리아, 교육업체 디쉐어, 해운사 유코카캐리어스 등이 있다.

롯데월드타워 오피스는 내년 상반기 유한킴벌리까지 입주가 되면 공실률은 명목상으로나마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롯데물산이 “전 세계 70억 인구 중 오직 7분만을 위한 창조적 비즈니스 공간”이라며 홍보하고 있는 프리미어7은 여전히 한 명의 입주자도 찾지 못하고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가 입주자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롯데물산의 적자 폭도 증가돼 이 같은 악재가 이광영 롯데물산 대표가 롯데자산개발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체제에서 초래됐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이 대표와 롯데물산이 어떠한 방법으로 ‘불 켜진’ 롯데월드타워를 만들어 롯데월드타워를 진정한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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