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한반도정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접경 지역인 창린도 방어부대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더욱 냉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위치한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하며 김 위원장이 군인들의 생활시설과 섬초소 등을 둘러보며 생활실태와 전투준비상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접경 지역인 창린도 방어부대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더욱 냉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접경 지역인 창린도 방어부대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더욱 냉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 김정은 이달 들어 세 번째 군사행보…“전투력 강화가 곧 최대의 애국”

이는 보도일을 기준으로 지난 16일 전투비행술 경기대회 참관, 18일 낙하산 침투 훈련 현지지도에 이어 세 번째 군사 행보다.

김 위원장은 “인민군대에 있어서 싸움 준비와 전투력 강화가 곧 최대의 애국”이라며 “특히 포병부대, 구분대들에서는 명포수운동의 불길을 계속 지펴 올려야 한다. 임의의 단위가 임의의 시각에도 전투임무 수행에 동원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되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가 알려지자 국방부는 “북측에서 언급한 해안포 사격훈련은 지난해 9월 남북 군사 당국이 합의하고 충실히 이행해온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 언론매체에서 밝힌 서해 완충 구역 일대에서의 해안포 사격훈련 관련 사항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북측은 남북한 접경지역 일대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는 모든 군사적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재발하지 않도록 9·19 군사합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 9·19 군사합의 첫 위반…남북관계 더 냉각될까

앞서 남북은 지난해 9월 19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태의 완화를 위해 남북군사합의를 체결했다. 이 합의로 인해 사실상 한반도의 전역에서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전쟁이 일어날 모든 위험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합의라는 평가를 받았다.

9·19 군사합의 조치로 비무장지대(DMZ) 내 GP 시범철수가 이뤄졌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가 이뤄지면서 정부도 이같은 성과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하노미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점점 경색되어 갔고, 북한이 미사일 등 발사체를 쏘아올리며 분위기는 점점 반전됐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잇단 군사행보에 나서는 것에 대해 미국과 한국을 겨냥한 압박공세라는 관측이다. 비핵화 협상 진척이 더딘 상황에서 연말이라는 시한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또한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겨냥한 도발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정치권도 군사합의 위반에 유감…野는 국방부 대응 질타

정치권도 북한의 군사합의 위반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는 남북간 완충 수역에서의 적대행위와 군사행동을 중지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북미회담 재개가 가시화되고,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북한이 불필요한 군사적 행동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은 군사적 긴장관계가 아닌 대화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북한은 군사행위가 아닌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앞으로 남북한 접경지역 일대에서 군사적 긴장을 높일 수 있는 일체의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북한은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남북정상이 합의한 군사적 긴장완화와 적대행위 중지를 철저히 준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국방부의 대응을 질타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은 올해에만 12번의 미사일을 쏘았지만, 정부가 북한의 군사도발을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내 놓은 것은 지난해 합의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그동안 북한 눈치 보기에 급급해 북한이 어떤 무력도발을 해도 '합의 위반'이라는 말 한마디 못해 온 정부가 이번에 처음으로 '군사합의 위반'을 공식화 한 것이 더 문제다. 합위 위반이라면서도 대응 조치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북한의 이러한 행위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시작하는 잔칫날에 재를 뿌리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면서도 “언제까지 북한에 저자세로 대할 것인가. 이미 수차례 부정당한 9.19 군사합의가 또 다시, 공개적으로 부정당했다. 우리만 지키는 군사합의가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