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기자수첩] 지난 26일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가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 회장 선거에 대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유력 후보자로 꼽혔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금투협 회장에 대한 후보는 현재까지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과 나 대표 두 명으로 2파전이 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투협 회장 후보군 공모는 다음달 4일까지로 아직까진 시간이 남아있어 잠재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도 무성한 상황이다.

나 대표의 대신증권 대표이사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나 대표는 대신증권 공채로 회사에 입사해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나 대표는 그간 대신증권의 실적을 크게 개선시켜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8년째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다.

한데 나 대표가 이번 금투협 회장 선거에 낙마한다고 하더라도 대신증권 대표이사로의 연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현재 대신증권은 노사 갈등이 심해지고 있고 3분기까지의 실적도 크게 하락해있는 상황이다.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나 대표가 대신증권 내부 다지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임에도 금투협 회장에 대해 출사표를 던져 대신증권과 나 대표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대신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손순익이 지난해에 비해 3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수수료손익, 영업손익 등이 모두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내 증권사 CEO의 임기만료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연임의 조건은 ‘실적’이라고 관측하고 있는 상황이라 나 대표의 연임이 사실상 불투명해 보이는 상황이며 그렇기에 나 대표도 금투협 회장 자리에 집중하고 있는 듯 보인다.

뿐만 아니다. 노사 갈등이 업계에서도 심하다고 평가받는 대신증권은 지난 9월 노조원 보복징계 논란으로 노사갈등이 한 차례 심해졌던 바 있으며 이와 같은 갈등이 해결되기도 전에 영업점 폐쇄, 통폐합, 조직개편으로 또 다른 노사 갈등에 처해 있다. 노조원 보복징계 논란이 있던 당시 노사 측은 갑질 행동을 멈추라며 나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기까지 했다.

나 대표는 금투협 회장직에 대한 출마 의사를 밝히기 까지 깊은 고민을 하다가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투협 회장 자리가 주는 부담감과 함께 업계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고민이었을지 대신증권에 대한 연임이 힘들어져 ‘이직’을 하기 위한 고민이었을지는 나 대표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더불어 강성노조인 금투협 노동조합과도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야하지만 그간 대신증권의 시끄러웠던 노사갈등의 양상으로 미뤄 볼 때 금투협 노조에 관해서도 나 대표가 심도 있는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 대표의 고민이 무엇이었든 간에 내년 3월 종료되는 임기까지는 일단 대신증권의 내부 다지기가 우선인 것으로 보인다. 나 대표의 거취에 촉각이 모아지는 상황이지만 그 보다 임기까지 ‘대신증권 대표이사’로서 책임 있는 행동, 책임 있는 업무 수행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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