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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사교육시장 진단-⑧ 종로학원하늘교육] 흔히 ‘재수학원’의 명가로 알려진 종로학원은 1965년 정경진 전 창립자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후 2005년 창립자 정경진은 장남 정태영씨에게 보유 지분을 모두 물려주며 종로학원의 대표 자리가 바뀌었다. 당시 현대차 그룹의 사위였던 정태영씨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종로학원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대자동차의 계열사로 종로학원을 두고 있었다.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운영과 입시제도 자체의 변화 등 다양한 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쇠퇴기를 겪었다.

그러던 2014년 11월 임성호, 서진원 공동 대표이사가 이끄는 하늘교육이 종로학원과 종로학평을 인수하게 되었다. 인수 당시 매각 대금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었으나 이듬해 공시를 통해 종로학원, 종로학평의 지분 100%를 매입하기 위해245억95백만원이 투입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초, 중등생을 대상으로 입시 교육 시장을 군림했던 하늘교육이 대입 재수 학원의 명가로 소문난 종로학원을 인수하며 외형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기도 했다. 종로학원을 품은 하늘교육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해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다.

종로학원 품은 하늘교육, 인수 결과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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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입시교육 관련 사업을 펼쳐온 하늘교육은 2015년에 재수학원 종로학원을 본격 인수했다. 지난해 426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하며 인수 직전 해인 2014년 406억원보다 20억원 가량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등의 수익성 지표도 크게 개선된 모습을 나타냈다. 인수가 이루어진 이듬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8억원, 20억원으로 인수 직전인 2014년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 비해 각각 3.5배, 2.9배씩 늘어났다. 2016년 이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인수 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수 후 약 5년에 지난 지금 초중등교육에 이어 대학입학능력시장까지 판을 키우는데 성공했다고 평가 가능한 성과를 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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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전인 2014년 교재수익의 비중이 전체 영업수익의 81%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던 하늘교육은 종로학원을 품으며 점차 각 사업부문별 전체 영업수익에 대한 비중을 분산시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완성해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2014년 대비 18.6%p 감소한 62.4%가 교재수익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대로 기타수익은 같은 기간 대비 17.4%p 늘어나 전체 수익 중 22.2%를 차지하게 되었다. 종로학원을 품은 하늘교육은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형태로 나아가며 비교적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재수익과 학원수익이 전체 수익의 77.8%를 차지하는 만큼 학원 관련 사업에만 수익이 집중되어 있는 구조를 탈피할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SM엔터와 손잡고 외국인 학생 유치 도전, 신사업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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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수익과 학원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학령인구 감소 자체만으로도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교육부의 초중등교육 규모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약 3%의 속도로 초중등교육 학생수가 줄어드는 등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주요 고객층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따. 2019년 초등학생 수는 약 275만명, 중학생 수는 130만명, 고등학생 수는 141만명을 기록해 2012년 대비 각각 약 21만명, 55만명, 51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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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한국의 출생아는 꾸준히 줄어들어 2009년 약 44만명 수준이던 출생아는 지난해 약 33만명에 그쳤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로 출산력 수준지표로 사용되는 합계출산율 역시 계속 줄어들었다. 심지어 지난해의 경우 가임여성 1명당 1명도 출산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초중등교육 학생이 주요 타겟층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임성호 대표는 이를 대비해 글로벌 K팝 교육기관을 새로운 사업 모델로 내세웠다. 2016년 임 대표의 한 매체 인터뷰에 따르면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위해 날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K팝이 좋은 유인책으 사용할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2016년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같은 해 10월 ‘K-POP 실용음악 및 예체능 대학입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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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대표의 전략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서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의 체류 목적을 살펴봐야 한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05년 25만명의 외국인이 국내로 입국했으며 K팝의 인기 등의 상승으로 인해 입국자수는 계속 늘어났고 2018년에는 약 50만명의 외국인이 입국했다. 단기로 관광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전체의 39.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취업 목적이 25.4%, 그 뒤를 이어 유학 및 일반연수 목적이 13.9%를 차지하며 상당 수 한국에서 학위 취득 등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유학 및 일반연수 목적으로 찾는 외국인은 2005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으나 2010년대 초반 다운로드 시장의 침체로 인해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2016년을 전후로 드라마, 예능 등의 방송 콘텐츠가 해외에서 흥행하며 음원 시장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었고 다시 그 수가 늘어났다. 지난해 유학 및 일반연수 목적의 외국인 입국자는 6만9천명으로 이는 2017년 대비 18.6% 가량 증가했다.

SM과 협업해 K팝 관련 교육 아카데미로 시작해 글로벌 예술국제학교 설립을 목표로 하는 종로학원하늘교육은 학력인정 등과 관련된 교육과정, 외국인 학생의 국내 대학 입학절차 및 컨설팅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K팝 인기 열풍으로 한국어, 메이크업, 댄스, 노래 등을 배우러 입국하는 외국인의 수는 분명 늘어나고 있으나 학위 취득 등으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 물론 학위 취득을 원하는 외국인의 수도 늘어나고 있어 각 대학별로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프로그램 등을 만드는 추세인 점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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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K팝 실용음악 및 예체능 대학입시 설명회 개최 이후 신사업과 관련된 공식적으로 알려진 성과는 없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K팝 관련 시장이 글로벌화 되며 중국, 태국, 베트남, 미국 등에서 외국인의 유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신사업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종로학원하늘교육은 2015년을 기점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약 14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종로학원 인수 탓에 늘어난 부채로 인해 2015년 121.2%까지 치솟은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차입금 상환 등에 현금이 많이 유출된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3년만인 지난해 부채비율은 57.6%로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 안정성이 좋아졌다. 물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규모만으로 당장 투자 유치금 마련 가능성에 대해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비상장 기업인 만큼 자금조달력이 여의치 않아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얼마나 보유했는지는 중요한 지표다.

교육업계가 학령인구 감소라는 타격으로 일제히 신사업에 도전하고 있는 만큼 종로학원하늘교육 역시 신사업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방탄소년단 등 국내 아이돌 등이 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위상을 높이고 있는 K팝이라는 좋은 유인책을 잘 활용해 신사업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둬들여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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