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좋은 초코파이, 현지화와 신상품으로 시장 확대 꾀해

오리온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9년 3분기 영업이익 1018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실적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29.4%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고라는 평가가 나오며, 매출액 또한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7.3% 증가한 5300억 원을 기록하여 좋은 실적을 올렸다.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초코파이

한유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는 추정치에 부합하는 매출액을 올렸지만 러시아에서 초코파이 판매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조를 보이면서 러시아 현지 파이부문 매출액이 원화기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24%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유진 연구원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한국과 중국 시장에서 광고판촉비 부문이 감소한 것이 영업이익 증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서 초코파이가 각광받는 이유로는 혹한기를 견디기 위해 뜨거운 차를 즐겨 마시는 러시아인들의 전통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인들은 전통 차 주전자인 ‘사모바르’를 이용하여 하루 종일 홍차를 끓이면서 수시로 차를 마시는 경우가 많아, 뜨거운 물을 부어 희석하기도 하지만 농도가 다소 진한 홍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농도가 다소 진해 씁쓸한 맛이 느껴지는 홍차와 달달한 디저트의 조합은 환상의 케미를 가지게 되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초콜릿 코팅이 된 비스켓 사이에 마시멜로를 끼워 넣어 매력적인 단맛을 강조하고 있는 초코파이가 진한 홍차를 즐겨 마시는 러시아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의 온라인 통계회사인 ‘Statista’가 발표한 2016년 기준 국가별 1인당 연간 차(Tea) 소비량을 보면, 러시아는 연간 1인당 1.38㎏의 차를 소비하여 세계 4위에 랭크될 정도로 대량의 차를 소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지 않은 티타임용 초코파이가 소비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코파이가 좋은 평가를 받는 해외시장은 러시아뿐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중국의 브랜드 평가기관인 ‘Chnbrand’는 ‘2019년 중국 고객 추천지수’ 파이 부문에서 오리온 초코파이(중국명 하오리요우 파이)를 1위로 선정했는데, 이로써 오리온 초코파이는 고객 추천지수가 만들어진 2015년부터 5년 연속으로 파이 부문 1위에 선정됐다.

해당 추천지수는 6500여개의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 설문을 통해 평판도와 충성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초코파이가 5년 연속으로 1위에 선정된 것은 중국 소비자들이 갖는 초코파이에 대한 호감도가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업계에 따르면 2016년 중국내 초코파이 매출액은 217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사드 사태 여파로 인해 2017년에는 1600억 원까지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2018년 매출액이 1890억 원까지 회복하는 등 사드 사태로 인한 충격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서도 초코파이의 매출 성장세는 뚜렷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2015년 520억 원 정도였던 베트남내 초코파이 매출액은 꾸준히 성장하여 2018년 기준 92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하여 1000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소 기온이 높은 베트남에서 상온 보관으로도 초콜릿과 마시멜로의 식감이나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오리온의 초코파이 제조 기술력이 베트남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오리온은 다소 진한 초콜릿 맛을 선호하는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추어 ‘초코파이 다크’ 등을 출시하여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물가가 저렴한 베트남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점은 극복해야 할 사항이다.

 원조 논쟁 무의미하지만 굳이 따지면 일본이 아니라 미국

비스킷 사이에 마시멜로를 끼워 넣고 초콜릿으로 코팅한 파이라는 측면에서 일본 일각에서는 오리온이 일본 모리나가의 ‘엔젤파이’를 카피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주장은 엔젤파이는 1958년에 초코파이는 1974년에 출시되었으므로 한국이 일본을 카피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미국의 문파이는 이미 1917년에 출시되었으며 영연방의 ‘웨건 휠스(Wagon Wheels)’, 프랑스의 ‘조 루이(Jos Louis)’와 함께 일본의 엔젤파이조차 문파이를 원형으로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므로 일본이 원조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

또한 1973년 초코파이를 개발했던 김용찬 당시 과자개발팀장은 미국 조지아주의 출장에서 문파이를 먹어보고 초코파이 개발에 나섰다는 인터뷰를 한 적도 있을 정도이므로 일본이 원조라는 주장은 근거가 빈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엔젤파이를 비롯하여 많은 제품들이 미국의 문파이를 참고했지만 마시멜로 등의 수분을 얼마나 흡수하는가에 따라 비스킷의 부드러움 등 제품이 가진 식감과 맛이 달라지므로 원조 논쟁은 사실상 무의미하여 일본의 일각에서 주장되는 논쟁에 참여할 가치는 크지 않다.

한편 오리온은 1990년대 중국 진출 당시 고온다습한 현지 기후에 일부 초코파이에서 곰팡이가 검출되었는데, 곰팡이의 검출 유무와 관계없이 생산량 전량을 리콜하고 10만 개에 달하는 제품을 폐기처분하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이 사건에서 오리온은 문제가 된 제품의 전량 리콜과 폐기처분에 그치지 않고 초코파이의 수분 함량과 미생물 번식의 상관관계에 관한 심화연구를 개시하여 결국 미생물 번식이 어려우며 맛과 식감을 해하지 않는 최적의 수분함량을 찾아내게 된다.

즉 초코파이의 원형은 일본이 아닌 미국의 문파이에서 비롯되었지만 기술개발 등으로 인해 맛과 식감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오리온 초코파이는 어느 제품의 카피가 아니라 우수한 독립 상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오리온은 현지에 맞는 상품과 새로운 상품의 개발에 연구 역량 투입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러시아에서는 ‘초코파이 라즈베리’, ‘초코파이 체리’, 베트남에서는 ‘초코파이 다크’, 중국에서는 ‘초코파이 딸기’ 등을 출시하여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상품들을 판매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리온은 최근 초코파이와 떡을 결합시켜 쫀득한 식감을 가미한 ‘찰 초코파이’를 출시했으며 SPC가 운영하는 베스킨라빈스와 협업하여 ‘아이스 초코파이 情(정)’ 출시하는 등 신제품 출시하여 기존 제품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와 같이 오리온 초코파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지만 더욱 더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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