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커_한반도정세] 북미가 연말 시한이 다가오자 연일 기싸움을 주고 받으면서 비핵화 협상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모양새다.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은 4일 밤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박 총참모장은 이날 밤 발표한 담화에서 “자국이 보유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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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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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무력 사용’ VS 北 ‘상응행동’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다면 (북한에)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데 따른 반박성 담화로 풀이된다.

박 총참모장은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나는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 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 데 대해 전해 들었다”며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반응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한군의 최고사령관이다.

박 총참모장은 “지금 이 시각도 조미관계는 정전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있다”면서 “최근 미국군대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무력 맞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박 총참모장은 “나는 이처럼 위험한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엄중히 여겼었다는 점을 드러냈다.

◆ 높아지는 한반도 긴장감…비핵화 협상 접점 찾을까

북미는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이 결렬된 후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 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수위높은 비난을 주고 받으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박 총참모장의 담화에 앞서 북한 매체는 4일 오전 김정은 위원장이 군 간부들을 이끌고 49일만에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또 다시 백두산을 등정한 점을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으로 강경하게 나갈 수 있음을 북한이 경고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여기에 이어 북한이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자 일각에선 비핵화 협상 이전의 암담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5일 박 총참모장의 담화 발표 등 “정부는 모든 상황들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양측이 북핵 대화 진전을 향한 의지가 모두 확고하다고 보기 때문에 북미간 대화가 재개되고 진전될 수 있도록 정부는 필요한 노력을 다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4일 이달 하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소집도 예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조선(북한)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12월 하순에 소집할 것을 결정하였다”며 “이와 관련한 결정서가 3일에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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