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진 우아한형제들(코어서비스, 배달의민족) 사장이 새로운 도전이라는 비전선포를 했다. 그 핵심에는 '바로결제서비스'의 수수료를 0%로 하겠다는 것인데, 시장에서 김 사장의 비전을 얼마만큼 진실되게 받아들일지 사뭇 궁금한게 사실이다. 사진=김봉진 사장(그래픽=이진아 기자)
“저희는 지난 한해 290억 원 정도 매출이 발생했구요. 그중 영업이익은 150억 원 손실이 일어났습니다”

28일 오전 10시 서울 삼성 소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가진 간담회자리에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사장이 내놓은 매출 실적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코어 서비스 ‘배달의민족’은 2011년 3월에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3억원의 엔젤투자를 시작으로 서비스됐다.

이후 이듬해인 12년 2월에 알토스벤처스와 스톤브릿지캐피털 그리고 IMM 등에게 20억원을 투자 받은 후 지난 해에는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4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국내 대표 스타트업이다.

하지만 김봉진 사장에 따르면 그 실적은 그리 만족할만하지 못하다. 배우 류승룡을 앞세운 광고 마케팅은 국내 여러 곳의 상을 휩쓰는 등 그것 자체만으로도 톡톡한 광고효과를 누렸고, 파란을 일으켰으며 그 비용만도 160억 원을 쓰는 등 스타트업으로서는 파격 행보를 벌였다.

그 결과 지난 한해 총 290억 원의 매출실적을 일으킨 반면 실적은 오히려 커다란 구멍을 일으키는 150억 원이라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한데, 더 재미난 건 28일 있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앞에 내놓은 수수료 0%라는 서비스다. 이는 ‘바로결제 서비스’에서 올리는 매출을 0(제로)로 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배달의민족 앱에서 ‘바로결제서비스’의 매출비중은 대략 30%로 알려져 있다. 광고수익이 50%를 약간 웃돌고 있으며, 그 외 수익은 제휴사 카드매출이다.

한데 수익의 30%를 제로 수익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전체 매출액 290억 원 가운데 30%는 약 87억 원에 달하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엄청난 수익이다. 이것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뭔가 다른 복안이 있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을 자아케 한다.

배달의민족은 간담회 자료의 첫 페이지에 피터드러거의 이런 말을 삽입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 아니라 고객 창출에 있다” 즉 배달의민족은 더 멀리가기 위해 이윤을 버리고 고객을 만들겠다는 것, 다시 말해 더 큰 시장을 만들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을 만들 것인가. 이 질문에는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배달통 등 많은 배달 앱들이 수수료 베이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가운데 결국 그 수수료는 소비자에게 전가되어 배달되어 오는 음식의 양과 질이 달라진다는 인식을 바꾸려 하는 것은 아닐까한다.

결국 경쟁업체에서는 수익을 만들기 위해 현재의 정책을 유지한다는 조건아래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0원으로 하게 되면 그 만족감은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된다는 복안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데, 문제는 이런 점을 경쟁 배달앱이 모를까하는 점이다. 과거 소셜커머스라 불리는 쿠팡, 티켓몬스터 등이 끝날 줄 모르는 광고경쟁과 출혈경쟁으로 결국 시장은 혼탁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례를 두고 볼 때, 이번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0원이라는 ‘새로운 도전’은 성공보다는 출혈경쟁의 일환으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이런 경쟁은 결국 소상공인이라 불리는 배달업체와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여 불편한 기색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복안이 투자자들에게 어떤 이익이 있을지는 다 시 한번 곱씹어봐야 할 ‘도전’이 아닌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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