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고용이슈] LG화학 폴란드 배터리공장 주재원으로 근무하다 사망한 문 모씨의 미망인이 익명 SNS를 통해 고인이 3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못한 채 매일 15~18시간의 고강도 근무를 했고 사측은 이에 따른 책임에서 회피하려고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사측은 매일같이 18시간에 달하는 근무를 지시한 적이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고인의 미망인 A씨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자신의 남편이 LG화학으로부터 받았던 고강도의 업무와 이후 사측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폭로글을 게시했다. 미망인은 남편의 블라인드 회원정보를 통해 앱에 들어가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씨는 해당 게시글을 통해 “본인은 폴란드에서 과로와 스트레스로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받다 11월 11일 고인이 된 고 문 모씨의 아내다”며 “남편은 1월2일부터 3월말까지 하루도 쉬지 못하고 15시간에서 18시간을 근무했고 이에 따라 4월 초 몸에 이상증세를 느꼈으나 당시 센터장이 출장을 오게 돼 병원 치료도 차일피일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더욱 힘든 것은 남편의 죽음에 대한 회사의 태도다”며 “LG화학은 해외주재원은 산업재해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하며 대신 근로자재해보험이라는 손해보험에 가입했으니 적용여부는 보험사에서 판단한다고 한다, 될지 안 될지도 모른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LG화학은 산업재해가 된다 하더라도 질병은 불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며 “그러면서 아이들의 학비와 1년 치 연봉을 보상금으로 제시했다, 사람이 죽었는데 LG화학의 이러한 태도에 더 화가 나고 억울해 이 사실을 알리고 싶어 글을 썼다”고 덧붙였다.

또한 LG화학은 A씨의 블라인드 글을 지속적으로 삭제해 해당 이슈를 은폐하고자 한다는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A씨의 블라인드 게시글이 단기간 내 지속적으로 삭제되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알리고 싶지 않은 사측의 행위가 있지 않았겠느냐 의심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 측 관계자는 “블라인드 자체 매뉴얼에 따라 삭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려고 시도했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 측에서도 유족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길 바라고 있으며 이에 대해 다방면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인 분의 치료를 위해서도 사측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