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토부와 타다, 운송시장 전체 바라봐야
[기획] 국토부와 타다, 운송시장 전체 바라봐야
  • 염정민 기자
  • 승인 2019.12.16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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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는 무제한적인 운영 요구해서는 안 되며 서로 상대 주장을 경청할 필요 있어

현재 제공되는 ‘타다’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 차량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운영방식의 ‘우버’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가 아니라,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경우 차량과 함께 운전기사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규정인 현행 ‘여객법 시행령 제18조’를 이용한 차량임대(렌터카)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 택시와 달리 무한증차 가능한 렌터카 사업

타다 서비스의 성질에 대해서 렌터카인지, 현행 법률 규정을 이용한 변칙 택시인지 논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자사의 서비스를 승차공유 혹은 렌터카 서비스라고 주장하고 있는 타다 측의 정의를 따른다면 사실상 렌터카 서비스에는 차량 투입 제한이 없으므로 무제한의 증차가 가능하다.

실제로 타다는 현행 1400대 정도의 차량을 운행하고 있는데 내년 1만대로 증차하려는 계획을 밝힌바 있어 문제가 제기되었다.

자유경쟁을 전제로 하는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무한증차가 가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견해도 있을 수 있지만 이미 경쟁이 치열하여 레드오션 단계인 시장에서 무제한의 진입을 허용하면 시장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

렌터카 공급이 폭주할 수 있다는 것은 현재 제주도의 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제주도내에는 2011년 기준 1만 5000대 수준의 렌터카가 등록되어 있었는데 2017년 12월 말 기준으로 3만 2000대 수준으로 2배 이상 폭증했다.

이에 대해 심각한 주차문제 등이 발생하여 제주도는 적정 렌터카 수준을 2만 5000대로 설정하고 7000대를 감차하기로 했지만, 현재 제주도 렌터카 업체들은 제주도의 결정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반발하고 있어 제주도의 계획대로 감차가 이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타다와 같은 영업방식을 무제한으로 허용할 경우 단기간에 운송사업자가 폭증할 수 있으며 일단 폭증한 후에 감차 등의 방식으로 시장을 조절하려하는 것은 사업자들의 반발로 훨씬 난해해질 수 있다.

한편 지역에 따라서는 택시 사업자조차 포화상태이므로 렌터카가 급증하지 않는다고 해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 8월 11일 ‘제4차 택시 총량제 산정용역(2020~2024년)’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광역시는 택시 1만 2500여대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데 현행 면허는 1만 4300대 가량이므로 2024년까지 1800대를 감차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2014년 국토부가 의뢰한 택시 산정용역결과에서 대구광역시는 6123대의 감차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제시되어 2016년부터 매해 200대 수준의 택시를 감차하고 있는데, 2019년 7월 기준으로 대구광역시에 등록된 택시는 1만 6000대 수준으로 알려져 향후에도 감차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타다의 운영방식은 무제한 증차가 가능하고 감차가 필요한 지역에서까지 증차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오히려 정부 당국이 자신의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 해외에서도 차량공유서비스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것은 아니야

지난 2017년 12월 EU의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차량공유서비스 업체인 ‘우버’의 성격을 플랫폼 사업자가 아니라 운송업체로 규정하며 EU 각국들이 우버 서비스에 대해서 각 종 규제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소송에서 우버는 자신을 운전자와 소비자를 단순히 매개하는 플랫폼 사업자라고 주장했으나 운송업계는 운전자 교육, 면허 취득 의무 등을 교묘하게 피한 운송업자일 뿐이라고 주장하여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에 대해 ECJ는 우버의 주장이 아니라 운송업계의 주장을 받아들여 EU 각국이 우버의 영업방식에 제한을 걸 수 있는 판결을 한 것이다.

한편 지난 11월 25일(현지시각) ‘런던교통공사(TFL)’가 우버의 영업면허 갱신을 거부했다.

런던교통공사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용자가 호출한 등록 운전자가 아닌 사람이 운행 장소에 나타난 사례가 1만 4000건 이상에 달했고, 이에 따라 우버 운전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워 우버 이용자들의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우버는 강력한 신원확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며 런던교통공사의 결정에 법적 대응할 방침을 밝혔지만 12월 15일 현재 런던교통공사의 태도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ECJ나 런던교통공사 외에도 차량공유서비스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각국 정부의 시도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미국은 지방정부 별로 다른 정책을 펴고 있는데 메사추세츠 주의 경우에는 우버를 이용할 때마다 20센트의 세금을 부과하여 마련된 재원으로 택시업계를 지원하고 있으며 뉴욕의 경우 우버 운전자 1인당 연간 700달러의 등록세를 요구하는 등의 정책으로 차량공유서비스에 대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NSW) 주정부는 우버 이용 시 1호주 달러를 부과하여 재원을 마련한 후 택시업계를 위해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즉 각국에서 차량공유서비스를 제한하는 정도는 다르지만 렌터카 기반으로 사업을 무제한 허용하는 예는 찾아보기 힘들며 오히려 기여금을 인정하여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조절하거나 플랫폼업체가 아닌 운송업체로 인정하여 노동관계 등을 규율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 현 상황을 방치하지 않아야 하지만, 기업들 부담 의견도 고려할 필요 있어

결국 현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여 렌터카로 운송 사업에 진입하도록 한다면 향후 시장에 심각한 타격이 와도 사후적으로 감차하거나 법원의 판단에 의해 개별적으로 운영을 금지하게 하는 방법 외에는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즉 현 상황이 그대로 방치된다면 현재 제주도 렌터카의 상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행정소송이 제기되는 등 불필요한 갈등 상황에 빠지거나 경우에 따라 형사소송이 제기되어 CEO들과의 갈등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은 결코 적지 않다.

이는 타다와 같은 사업자와 택시업계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국민과 중재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도 결코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업자들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 갈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협의가 지속적으로 수행될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

게다가 타다 같은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존 업계와의 이해관계 조절, 운송시장 내에서 공존, 노사관계의 정립, 요금 등을 최대한 규율하여 갈등을 해소하는데 핵심이 있으므로 타다 같은 업체 또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하고 정부 당국은 이를 경청해야 필요도 부정할 수 없다.

의견 차이로 인해 불협화음이 종종 발생할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눈을 돌린 채로 이 상황을 방치할 경우 한국의 운송 시장은 훨씬 더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서로가 자신의 주장을 더 강하게 주장하여 상대의 기를 꺾으려 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주장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어떨까 한다.

시간이 걸리고 매우 어려운 일임은 분명하지만 어려운 걸음을 내딛고 조금이라도 의견 차이를 줄여보려고 시도하는 것이, 타다와 같은 업계와 택시업계 그리고 국토부 나아가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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