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황성환 뉴스워커 그래픽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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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계는 지금] 세아그룹이 지난달 말 2020년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계속된 실적 악화 때문에 최근 5년 동안 가장 적은 임원인사가 이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6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승진 인사는 2018년 38명의 대규모 승진 인사로 정점을 찍고 감소하다가,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단 8명만 승진하는 인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부사장급 이상의 고위임원 승진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인사 규모로 드러난 세아그룹의 실적 부진은 최근 전 세계적인 철강산업의 불황이 장기화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불리해진 대외 여건뿐만 아니라 이태성·이주성 부사장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된 이후 경영실적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세아그룹 계열사의 두 축은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이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과 세아특수강 등 9개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세아제강을 주 사업회사로 두고 세아씨엠 등 17개의 종속회사가 있다.

최근 세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세아제강과 세아베스틸은 실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올해 3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4분기에도 수익 증가를 위해 호재가 없어 전망은 밝지 않다.

세아제강지주는 최근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액 6934억 원, 영업이익 208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4.4% 감소했다. 많이 팔고, 이익은 적게 본 것이다. 세아제강지주의 주력 자회사인 세아제강은 별도기준으로 매출 2868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 당기순이익 67억 원을 기록했다. 신설법인이라 지난해 같은 기간 비교 수치가 없지만, 전분기에 대비해 매출은 7.4%(229억 원), 영업이익은 50.9%(59억 원), 당기순이익은 17.1%(14억 원) 각각 줄었다.

한편, 세아베스틸의 수익성 지표는 최근 2년간 급감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의 3분기 연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3.60% 감소한 7148억 5971만 원이다. 영업 손실은 4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15억 4374만 원을 기록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매 분기 줄어들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0.37%, 81.91% 감소하며 부진했다.

이러한 세아그룹의 지속한 실적 부진 때문에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이태성·이주성의 3세 경영 체제를 조기에 안착시키려는 세아그룹의 구상도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아홀딩스는 이태성 부사장이 그 주력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을 주축으로 경영권을 확보해가고 있다. 최근 세아제강지주 1대 주주로 올라선 이주성 부사장은 세아제강에 대한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있다. 이렇듯 ‘사촌 경영’으로 불리는 3세들이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 위해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그러나 그룹 내 실적은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오너 일가의 ‘3세’들이 그룹의 실적 악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보다는,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독자적 경영권 확보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촌 간인 이태성 부사장과 이주성 부사장은 내년 1월이 되면 취임한 지 2년이 된다. 그룹 내에 계열사별로 독자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회복되지 않으면, 그룹 내·외에서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게 된다.

투자 전문가들은 “연이은 실적 부진은 한 그룹 내에 ‘사촌 경영’이라는 두 기둥이 흔들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이는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되거나 계열 분리가 가속화 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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