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 김도진 은행장이 오는 27일 임기가 종료되고, 현재 최종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은행 내·외부에 어떤 인물이 후임 행장이 될지 금융계와 노조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낙하산이나 내부 출신 논란보다는 기업은행 설립 취지를 존중해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인사가 선임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 2명의 후보를 놓고 청와대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2명의 후보가 어디 출신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그동안 물망에 오른 후보 중 한 명이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인사 후보들을 보면 차관급 관료 출신들이 눈에 띈다. 주로 거론되는 후보로는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있다.

반 전 수석은 행정고시 21회 출신으로 1990년대 초 경제기획원 기획국 총괄사무관으로 근무하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데 기여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도 역임해 수출입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된 적 있던 윤 전 수석은 행시 27회 출신이다.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대통령비서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을 맡았다. 행시 29회 출신인 유 부원장은 재정경제부 산업정책과장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협력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7년 말부터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맡아 금융 분야에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 후보로는 임상현 전무와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 등이 있다. 임 전무는 1982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뉴욕지점장 등을 역임했다. 김 사장은 1979년 기업은행에 입사해 기업고객 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시 사장은 기업고객부장, 인천지역본부장, 마케팅그룹장 등을 지냈다.

김도진 현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2주도 남지 않았다. 그간 김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었다. 하지만, 행장 연임 사례가 거의 없다는 관례와 최근의 부진했던 실적, 그리고 전 정부 인사라는 꼬리표 때문에 결국 연임에 실패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인사 검증의 기준 없이 불투명한 선임과정으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수장을 임명하는 것은 적폐이자 구태”라며, “낙하산 인사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업은행은 시중은행들과 달리 별도의 추천위원회를 통해 은행장을 선출하지 않는다.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친다. 외부에 공개된 인사 검증 시스템이 없다.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이러한 절차 때문에 지난 2010년 이후 9년 동안 내부인사들이 행장 자리에 올랐을 때도 관치 논란이 계속되었다.

이렇듯 사실상 기업은행장 인사는 엽관제처럼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외부에서 인사를 추천해서 행장이 되어도 정권의 보은인사를 임명해서는 안 된다. 또한, 내부출신 인사라도 출신별 계파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금융 관계자들은 “은행장 후임 인선에 대해 내·외부 출신을 따지기보다는 본인 출신의 입장을 벗어나,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설립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라며,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금융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인사가 오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인기키워드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