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갑작스런 북한과의 회동 제안, 하지만 결국 북한은 응답하지 않았고, 비핵화 협상 진전은 또 다시 원점이 된 모양새다.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뉴스워커_한반도 정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났다. 비건 대표의 회동 제안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으면서 비핵화 협상 진전은 또 다시 원점이 된 모양새다.

비건 대표는 17일 김포공항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없이 출국장으로 향했다. 취재진들은 ‘북한에서 메시지를 받은 것이 있나’, ‘왜 북한에서 답변이 안왔을 것이라고 보는가’라고 질문을 던졌으나 비건 대표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앞서 비건 대표는 외교부에서 진행한 약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카운터파트를 향해 “이제는 우리가 우리의 일을 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여기(한국)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연락해야하는지 알고 있다”며 비핵화 협상 재개를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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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 손’으로 일본 향한 비건…물밑 접촉도 이뤄지지 않은 듯

하지만 북한이 공식 답변을 해 오지 않으면서 비건 대표는 빈손으로 출국했다. 외교가에서는 북미가 물밑으로도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국은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상황에서 북한이 설정한 연말 시한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무언가 진행 중이면 나는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북한의 군사 도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대한 경고의 성격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의 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무언가 진행 중이라면 나는 실망할 것”이라면서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이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켜보자. 우리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자’고 한 시점은 비건 대표가 북한을 향해 대화 제안을 한 상황에서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던 시점으로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한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비건 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의 만남이 불발된 상황에서 아직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별다른 메시지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 김정은, 김정일 8주기에 대외적 메시지 없어…신년사에 쏠리는 눈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도 주목되고 있으나 김 위원장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특히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일 8주기를 맞아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김 위원장의 추모 소식만 전해졌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입상에 참배한 뒤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전했다. 별다른 대외적 메시지를 내지 않은 김 위원장은 8주기를 맞아 차분하게 참배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이달 하순에 열릴 예정인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와 새해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공언해 온 ‘새로운 길’에 대한 청사진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는 가장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새해 전망 어두울 것으로 관측…“신년사에서 협상 중단 선언 가능성”

한편 통일부는 ‘북한정세 2019년 평가 및 2020년 전망’에서 새해 북미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올해 말까지 북미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에서 북미협상 중단 선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후 북한이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우호적 대외여건을 조성하고 대미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통일부는 남북관계의 교착이 지속되고 한미연합훈련, 신규무기 도입 중단 등 안전보장 이슈가 더욱 쟁점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통일부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기능은 유지하고 관영매체보다 대외선전매체를 활용해 비난의 수위를 다소 낮추는 등 최소한의 협력의 여지는 남겨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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