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뉴스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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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정부가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을 수립해 여성 대표성을 높이겠다고 발표,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 확대를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삼았으나 한국수력원자력(=정재훈 사장, 이하 한수원)은 여전히 한 명의 여성임원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 한수원은 직장 내 여직원 상대 스토킹 논란이 일었던 바 있으며 과거 유사한 스토킹 범죄도 한 차례 불거졌던 바 있어 한수원은 여성이 일하기 힘든 직장이라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수원의 총 12명의 임원(상임+비상임)중 여성임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은 1~2급 관리직으로 총 843명의 인원을 두고 있으나 이 중에서도 여성 직원은 단 9명에 그쳤다.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1.1%에 불과한 수치다.

한편 정부는 지난 9월 공공기관의 여성임원을 늘리기 위해 내년부터 최소 1명 이상의 여성임원을 임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내년부터 1명의 여성임원을 필수적으로 선임해야 할 것으로 보이며 만약 내년에도 여성임원을 선임하지 못하면 이에 따른 정부의 부정적 평가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다. 한수원은 일반 정규직 신규채용에 있어서도 여성의 채용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 2017년 602명을 신규채용 했으나 이 중 여성은 133명에 불과했으며 지난해에는 427명을 신규 채용했고 이 중 여성 채용자는 90명에 그쳤다. 또한 한수원은 올해 3분기까지 319명을 총 신규 채용했고 이 중 여성은 68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한 한수원 직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직장 내 스토커를 고발한다’는 폭로글을 올려 논란이 더해지고 있다. 해당 게시글을 올린 한수원 직원 A씨는 “직장 내 직원이 회사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가 집 앞까지 쫓아오기에 경찰에 신고한다고 소리까지 치게 됐다”며 “더 이상 이러면 범죄니 다시 한 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한다고 했으나 가해자는 ‘죄 지은 김에 다시 한 번 더 짓겠다’는 답장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는 “하루하루 찾아올까봐 무섭고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메시지도 수십 통씩 보내고 장문의 편지를 차 앞에 두고 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수원은 지난 2017년 말에도 한 직원이 2년여 동안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토킹을 일삼아 정직 6개월의 징계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르웨이는 여성임원 40% 할당제를 실시한 이후 기업 문화가 바뀌었다”며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양성평등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리천장’, 여성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한다. 이에 대한 의견은 현재까지도 분분한 상황이지만 한수원의 통계에 따르면 한수원 내 유리천장은 여전히 존재하는 듯 보인다. 내년,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한수원이 여성임원을 선임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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