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그룹이 지난 3일 허창수 회장의 뒤를 이을 신임 회장으로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GS 측에 따르면, 허태수 부회장은 오랜 해외 근무 경험으로 국제 감각을 쌓아 왔고, GS홈쇼핑을 성공적으로 성장시켜 왔기 때문에, GS그룹의 세계 시장 개척을 위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이에 반해 허창수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아예 물러난 것이 아니라 GS그룹 주요 계열사인 GS건설 회장직을 유지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온다. 또한, 허태수 부회장 개인에 대한 몇 가지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허창수 회장, 아들 경영권 승계 위해 허태수 부회장에게 징검다리 역할 맡겼나

허창수 회장은 GS 회장에서 물러나 GS건설 회장직만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에는 허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씨가 이번 승진 인사에서 GS건설 사장이 되었다. 업계에서는 허 회장에게 아직 기업에 대한 지배력이 남아 있을 때 아들의 경영수업을 지도하려고, GS건설에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는 허창수 회장이 아들인 허윤홍 사장에게 그룹을 넘겨주기 전까지 허태수 부회장에게 징검다리 역할을 맡긴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다른 계열사에 있는 3명의 남동생에 비해 막냇동생인 허태수 부회장이 추후 경영권 다툼의 소지가 적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허태수 부회장이 그룹을 장악하고 경영하는데 큰 제약이 될 수 있다. 또한, GS그룹을 바라보는 주주들과 기업 구성원들에게 경영상 불안요인으로 비칠 수 있다.

◆GS홈쇼핑, 최근 평판지수 하락에 이어 중소기업에 대한 고율의 판매수수료율 적용 논란

GS그룹 측은 허태수 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한 여러 이유 중 GS홈쇼핑을 성공적으로 경영해 큰 실적을 낸 것이 주요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GS홈쇼핑은 최근 여러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소장 구창환)는 지난 3일 “2019년 11월 3일부터 2019년 12월 2일까지의 국내 홈쇼핑 브랜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소비자들의 브랜드 습관과 평판을 분석한 결과, GS홈쇼핑이 4위를 차지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월보다 브랜드 평판지수가 한 단계 하락한 것이다. 홈쇼핑 업계 ‘빅 3’에서 제외된 것이다.

한편, 지난 11월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처음으로 TV홈쇼핑 판매수수료율 공개했다. TV홈쇼핑은 중소기업 상품에 대해 40% 육박하는 판매수수료율을 적용해 왔다.

사업자별로 보면 중소기업 상품에 대해 CJ ENM이 39.7%를 적용하여 가장 높았고, GS 35.3%, NS 35.2%, 현대 34.4% 순이었다. 전체상품 기준으로는 NS 쇼핑의 판매수수료율이 39.1%로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무려 7.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CJ ENM과 GS홈쇼핑이 각각 36.1%, 30.5%로 뒤를 이었다. GS홈쇼핑의 최근 실적은 양호해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실적이 중소기업에 대한 과도한 판매수수료율에 기대어 수익을 극대화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앞으로 홈쇼핑 재승인 시 판매수수료율 심사를 강화하겠다”라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GS홈쇼핑의 수익은 대폭 감소할 수 있다.

◆허태수 부회장, 각종 논란 딛고 위기에 빠진 GS 구원투수 될까

또한, GS그룹은 최근 대기업 순위에서 한화그룹에 밀려 8위가 되었다. 그룹 계열사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GS홈쇼핑의 실적이 양호하다고 하지만, 기업 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 된다. 허태수 부회장이 GS홈쇼핑의 경영성과를 높여 GS그룹을 맡게 되었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허태수 부회장은 아직 회장으로 취임하지 않았다. 허 부회장이 조카가 경영권 승계를 받기 전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업계의 우려 속에서 GS그룹의 조직을 어떻게 장악해갈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다. 허 부회장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본인에게 제기되었던 여러 문제나 GS홈쇼핑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극복하고, GS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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