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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장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악재 속에서 반도체 미세공정과 파운드리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이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파운드리 고객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잠재적 경쟁자라는 고객의 의심 제거 등 시장 포지셔닝이 칩 사업의 성공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약세…TSMC 시장 절반 넘게 차지

블룸버그, 야후파이낸스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각)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현황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 향후 1,160억달러(약 135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극 자외선 리소그래피(EUV)라고 불리는 반도체 미세공정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행보는 기존 2,500억달러(약 291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및 로직칩 산업의 리더를 뛰어넘기 위한 위험한 시도이나, 생산적인 투자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IT기업들은 인공지능부터 서버 성능 및 배터리 수명에 이르기까지, 기술 최적화를 위해 자체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경우 자체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해 ‘구글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플은 ‘A13바이오닉’을 통해 기술을 향상 중이다. 최근 아마존은 7nm 공정으로 제작된 ‘그래비톤2’를 공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성장하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리는 반도체의 설계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부터 제조를 위탁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말한다.

트렌스포스(TrendForce Corp.)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 퀄컴 등 기업들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업체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가 파운드리 사업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시장의 18%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TSMC는 삼성전자가 제작파트너였던 애플의 A-시리즈 프로세서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삼성은 향후 10년간 장비, 연구 및 개발에 매년 약 100억달러(약 11조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나, TSMC는 매년 약 140억달러(16조 3,000억원)를 투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중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윤종식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개발실 부사장은 “이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실리콘 디자인에 대한 경험이 없는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등 기업들은 서비스 향상을 위해 자체 아이디어로 새로운 칩을 개발 중”이라고 삼성 포럼을 통해 밝힌바 있다.

외신은 “삼성전자의 EUV 분야의 투자는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시도한 가장 투자 중 가장 생산적인 업그레이드”라며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은 자체 제작이 가능한 새로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 기업들은 비 메모리칩 사업의 돌파구로 자체 개발 반도체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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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경영진들 세계 도시 돌며 거래 조율중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은 세계 주요 도시 방문을 통해 고객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산호세, 뮌헨, 상하이 등 주요도시를 방문하며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하고 거래를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TSMC 양 기업 모두 내년부터 EUV를 통해 5-나노미터 생산 공정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양 기업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티그룹(Citigroup Inc.)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파운드리 규모가 확대된 후, 전체 프로세스 사이클 시간이 20% 단축되고 파운드리 생산량은 2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제조하면서, 5G엑시노스 칩을 비보(Vivo)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동시에 동일한 EUV프로세스를 사용하여 퀄컴의 5G 모바일 칩셋을 제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파운드리 고객인 소니와 경쟁하고 있으며, 올해 스마트폰용 108메가픽셀 카메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기업이 전자제품 시장에서 경쟁업체에 직접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로직 칩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장 포지셔닝이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운드리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의 LSI(고밀도 집적회로)가 잠재적 경쟁자라는 고객의 의심을 제거해야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올해 초 경기도 화성에 EUV 공장 설립에 대해 언급하면서 “EUV 장비의 복잡성은 우주선을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EUV 공장에서는 내년 2월부터 칩을 생산할 전망이다.

외신은 “삼성전자는 커스텀 칩을 설계하고 제조하는데 주요 고객들과 협력을 진행중인 가운데, 이미 그 수익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이미 내년 초 바이두의 AI칩 생산할 것을 공표했으며, 실리콘밸리와 중국의 맞춤형 프로세서를 향한 추진은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고 익명의 삼성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어 “파운드리 산업은 단순히 의지 문제가 아니다”라며 “칩 제조는 복합예술과 같아서 인프라에 대한 충분한 자원이 없다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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