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지는 듯 한 참담한 심정이다
#진에어 전 직원의 희망을 짓밟는 끔찍한 처사다

[뉴스워커_기자수첩] 지난 6월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경영 복귀 소식에 대한 진에어 노동조합의 비난의 목소리다. 조 전무는 지난해 이른바 ‘물컵갑질’ 논란을 일으켰고 외국인 등기이사 재직 사실이 알려져 진에어는 국토교통부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게 됐다.

이후 진에어는 각종 신규노선 취득에도 실패했고 실적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더불어 신규 항공기 등록,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도 정면으로 맞닥뜨리게 됐다. 제주항공 등 진에어의 경쟁사들이 크고 작은 신규 노선을 획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과는 회사의 상황이 대조적이다.

나와 관심이 같은 사람이 본 뉴스
그래픽_뉴스워커 DB일부 편집
그래픽_뉴스워커 DB일부 편집

문제는 정작 갑질을 했던 조 전무는 17억 원의 급여와 퇴직금을 받은 것도 모자라 지난 6월 한진칼 전무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반면 진에어 승무원들은 비행시간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급여가 줄어들었다는데 있다.

줄어든 액수도 상당하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 직원들은 지난해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까지의 급여가 1인당 400만 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직원들은 월급의 앞자리 수가 한 단계 떨어졌다며 생계 위협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의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 오너의 위치에 있는 개인에 대한 흠집보다 일개 직원, 이해관계자들이 받게 되는 악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다. 더욱이 조 전무와 진에어의 경우 오너리스크를 일으킨 본인은 회사에 복귀해 높은 수준의 연봉을 수령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진에어의 승무원들은 9개월간 1인당 400만원에 달하는 급여가 감소돼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일, 이에 대해 진에어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급여가 삭감된 것이 아니라 성과급이 감소했다는 표현이 더 알맞을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쟁점은 ‘급여 삭감’, ‘성과급 감소’ 등 단어의 차이보다 회사가 국토부로부터 제재를 받은 가운데 조 전무는 경영일선에 복귀한 상태이고, 반면 승무원들은 400만원에 달하는 급여가 감소했다는 데 있다. 회사 차원에서 이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껴야 함이 당연하며 조 전무도 이에 따른 입장 발표와 사과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우리는 과거 버닝썬 게이트 사건의 여파로 엉뚱한 아오리라멘 점주들이 피해를 입은 전례를 기억하고 있다. 당시 가맹 점주들은 버닝썬 사건과 선을 그으며 매출하락에 대한 피해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소비자들은 이미 발걸음을 돌리며 뒤돌아선 뒤였다.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버닝썬 게이트, 그에 따른 여파가 이번 진에어 논란과 유사한 점이 많은 듯 보인다. 조 전무와 진에어 측은 해명과 사과는 물론이요 조 전무의 갑질과 무관한 진에어 승무원들의 구제를 위한 배상 여부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다. 승무원들의 피해와 깊어진 시름을 감안해서라도 말이다.

관련기사
인기키워드
저작권자 © 뉴스워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