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환경공단 매립운영팀장 정선근

봉사 통해 행복의 향수 뿌리며 나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프랑스의 사실주의 소설가 발자크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귀족)을 의미하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의미인 ‘오블리주’가 합쳐진 말이다.

다시 말해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로 초기 로마 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됐다. 오늘날에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일컫는 말로 통용되고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로 서로에게 또는 사회에 일종의 의무를 진다.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 지역사회에 일정 금액을 환원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는 기사는 누구나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연말연시에는 이런 내용의 기사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다.

매립운영팀장 정선근
매립운영팀장 정선근

각종 매체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을 접하게 되면 흔히 이것이 사회에 영향력이 대단히 큰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우리가 구성하고 있고 함께 사는 이 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서로가 서로에게, 또는 사회에 의무를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회를 통해 이윤을 취하는 기업인들 못지않게 우리들 역시 일종의 의무를 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무조건 금전적인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식으로 의무를 이행할 필요는 없다.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이웃에, 그리고 사회에 일종의 ‘빚’을 갚으면 된다.

일례로 얼마 전 허기를 참지 못하고 인천의 한 대형 할인점에서 우유 2팩과 사과 6개를 훔치다 적발된 젊은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뉴스를 떠올려보자. 이 뉴스를 보고 가슴 아팠던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이때 주변의 이웃들은 어떻게 했는가? 마트 대표는 처벌 의사를 철회하고 경찰은 훈방조치와 함께 부자에게 식사를 대접했으며 가장 널린 퍼진 미담인 식당을 쫓아가 조용히 현금 2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사라진 시민도 있었다. 요즘과 같이 한파가 밀려든 겨울에도 마음만은 따뜻해지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 이웃과 사회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방식대로 선행(善行)을 베풀 일종의 의무가 있다. 그렇게 해야 함께 사는 우리 사회가 더 아름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한 가지는 바로 ‘봉사활동’이다. 봉사활동을 통해 작은 일이라도 우리의 행동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이를 추진하는데, 따로 비용이 필요하지도 않다. 

흔히들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것이 두려워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잘 몰라서 등등 여러 개인적인 사정과 이유로 그것을 미루기 쉬운데 이런 걱정은 괜한 것임을 말하고 싶다.

요즘은 지역마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러 자원봉사단체를 통해 쉽게 참여할 수 있으며, 사회복지자원봉사인증관리(vmsw) 또는 1365 자원봉사포털 등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봉사를 선택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혹여나 이것마저도 어렵다면 ‘헌혈’을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 저조로 헌혈인구가 10~20대인 젊은 층에 집중돼 있다. 특히 우리 지역의 경우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해 학생들의 방학 기간인 동절기와 하절기에는 헌혈도 줄어 응급상황에 즉각적으로 혈액을 공급하는데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광주환경공단 역시 ‘노사공동 사랑의 헌혈운동’을 반기별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직원들의 급여에서 일정부분 공제해 조성한 사회공헌기금을 활용해 명절 맞이 성금전달, 시설 주변 주거환경 개선봉사, 사랑의 연탄구매 및 배달봉사, 김장김치 나눔 등의 다양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필자 또한 주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무료 급식봉사, 집수리 봉사 등을 개인적으로 실천하고 있으며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아들과 함께 헌혈도 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실제로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꽤 많은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며 무엇보다 타인(수혜자)이 아닌 바로 내가 행복하다는 것이다.

탈무드에 따르면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남에게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다고 한다. 뿌릴 때 자기에게도 향수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워 나눔조차 어려운 요즘, 봉사활동을 통해 행복의 향수를 뿌리며 나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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