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의 기술력 경쟁은 한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뉴스워커 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미국 현지시각으로 지난 1월 5일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퍼스트룩 2020’ 행사에서 가정용 마이크로LED TV인 ‘더 월’의 모델 중 88인치와 150인치 2대를 공개했다.

‘마이크로LED’는 단어 뜻 그대로 ㎛(마이크로미터)급 LED를 사용한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는 100㎛×100㎛ 이내 크기의 LED가 디스플레이에 사용될 경우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로 규정된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고도화 VS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대중화

마이크로LED는 자체적으로 빛을 낼 수 있는 LED이므로 자체적으로 빛을 낼 수 없어 백라이트 층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LCD에 비해 디스플레이 두께를 얇게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게다가 마이크로LED는 OLED와 비교해도 여러 개의 강점을 가진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강점은 역시 ‘번인(burn-in)’현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다.

번인이란 디스플레이에 장시간 같은 화면을 출력하는 경우 이미지의 색상 표현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잔상 혹은 얼룩이 남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유기물은 빛과 열에 약한 성질을 가지므로 유기물 기반의 OLED는 무기물 기반의 LED에 비해 번인 현상에 취약한 특징이 있다.

이처럼 LCD와 OLED에 비해 강점을 가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마이크로LED도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은 퍼스트룩 2020 행사 직후 열린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에서 4K제품 기준으로 총 2480만 개의 LED가 내장된다며 수율이 99%라고 하면 이 중 무려 24만 개에서 불량이 발생할 수 있어 반도체 공정처럼 불량률을 지극히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마이크로LED TV의 양산 난이도가 결코 낮지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볼 수 있고,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최근까지 마이크로LED TV의 가격은 146인치 기준 40만 달러(약 4억 6600만 원)로 책정될 정도로 고가란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한종희 사업부장에 의하면 삼성전자는 소형 마이크로LED TV의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투입할 것이며 양산 기술의 개발로 판매 가격을 낮출 계획임을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마이크로LED TV가 대중화되는 것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만 2019년 3월 ‘한국광기술연구원(KOPTI)’는 40㎛급 마이크로LED R/G/B 칩들을 대량 이송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1월 6일에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의 김상현 교수팀이 반도체 공정기술을 적용한 6만ppi급 이상의 초고해상도 마이크로LED 제작기술을 선보였고 관련 논문이 국제학술지인 ‘Nanoscale’에 게재되는 등 마이크로LED 관련 기술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마이크로LED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LG전자’ 또한 마이크로LED를 활용한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과 확보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지만, 현재까지는 마이크로LED 사용에 있어서 B2C분야인 TV분야보다는 B2B분야인 ‘디지털 사이니지(전자 간판)’ 분야 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어떤 각도에도 색 외곡 없고 베젤 없는 디자인 영상…몰입도 극대화

LG전자는 지난 2019년 6월에 열린 ‘인포콤 2019(InfoComm 2019)’ 행사에서 50㎛급 마이크로LED 사이니지를 공개했는데, 어느 각도에서도 색 왜곡이 없어 선명한 화질을 제공함과 동시에 베젤이 없는 디자인으로 영상에 대한 몰입도를 극대화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처럼 LG전자도 마이크로LED를 활용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일정 부분 확보했지만 2019년 1월에 개최된 ‘CES 2019’에서 권봉석 LG전자 사장이 마이크로LED는 B2C보다는 B2B에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고 구체적인 양산계획도 알려진 것이 없어, 마이크로LED가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려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LG디스플레이’가 ‘CES 2020’에서 마이크로LED 기술을 상대적으로 덜 부각한 것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OLED 기술을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는지 OLED 끝판왕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나와 LG도 만만하지 않은 기술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CES 2020에서 LG디스플레이는 별도의 스피커 없이 패널 자체가 소리를 내는 ‘시네마틱 사운드 OLED’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공개함과 동시에 곡선 형태의 제품 디자인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P_OLED(플라스틱 OLED)’ 제품도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시네마틱 사운드 OLED기술은 진동자를 화면(패널) 후면에 설치하여 화면 전체가 진동판 역할을 하게 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TV는 스피커가 별도로 설치되어 화면에서는 영상이 송출되고 스피커에서는 음향이 각각 송출되므로 시청자에게 영상과 음향이 일치된 느낌을 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시네마틱 사운드 OLED기술이 적용된 TV는 화면(패널) 자체가 진동하여 음향을 송출하므로, 시청자는 화면 정면에서 동시에 송출된 영상과 음향을 보고 듣게 되어 영상과 음향의 일치감을 느낄 수 있게 하여 몰입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유비산업리서치(UBI Research)’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P_OLED 기술은 기존의 유리 기판 위에 TFT와 OLED를 형성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플라스틱 기판 위에 TFT와 OLED를 형성하는 방식을 채용했기 때문에, 유리소재보다 탄력성이 좋은 플라스틱 소재의 특성상 패널을 구부리거나 휘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탄성이 좋아 다양한 곡면 디자인 설계가 가능한 LG디스플레이의 P_OLED 제품을 탑재한 차량이 곧 출시될 계획으로 있으며 LG 디스플레이가 여러 차량 제조업체와 P_OLED 제품 구매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는 중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LG전자가 CES 2020 부스 앞에 OLED 사이니지 200여개를 이어 붙여 설치한 새로운 물결(New Wave)’이란 조형물은 완벽한 블랙을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더해 OLED 디스플레이로 어느 수준의 곡면까지 소화할 수 있는지 그 한계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호평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대중화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삼성과 OLED 기술의 끝판왕을 보여주고 있는 LG의 기술력 경쟁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경쟁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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