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맞춤형 정밀 의료 가능성을 보이다
아시아 맞춤형 정밀 의료 가능성을 보이다
  • 염정민 기자
  • 승인 2020.01.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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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관련 기술 개발로 정밀의료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 가속화해야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그래픽_황성환 그래픽1팀 기자

[산업기획] 2019년 12월 한국의 생명공학기업인 ‘마이크로젠’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공동으로 아시아인의 유전체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 최신호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아시아 인종의 유전체 분석 이뤄지다

마이크로젠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아시아인 10만 명의 유전체 분석을 위한 대규모 연구프로젝트를 위해 2016년 출범한 비영리 컨소시엄인 ‘게놈 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의 일원으로서 해당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인도 598명, 말레이시아 156명, 한국 152명, 파키스탄 113명, 몽골 100명, 중국 70명, 파푸아뉴기니 70명, 인도네시아 68명, 필리핀 52명, 일본 35명, 러시아 32명 등 총 1739명의 유전체를 분석하여 아시아인의 유전적 특성을 밝히는데 일정 성과를 거두었다.

기존 게놈 프로젝트는 북미나 유럽의 백인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전 세계 인구 77억 명 중 58%인 45억 명에 달하는 아시아인에게 유전체 분석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유전체 분석 결과는 아시아 인종이 가진 유전적 특성으로 발현되는 질병의 원인과 그에 맞는 맞춤형 치료방법 개발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아시아에 거주하는 약 142개 종족은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것보다 훨씬 다양한 유전학적 특징을 보였는데, 예를 들어 항응고제의 일종인 ‘와파린’을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과 같은 북아시아 조상을 가진 종족이 다른 종족보다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마이크로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공동 연구팀은 아시아인에 대한 유전체 정보가 많이 축적될수록 특정 질병이 발현될 가능성과 특정 약물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여부 등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으므로, 앞으로도 더 많은 수의 유전체 정보를 확보하고 분석하여 수준 높은 아시아 인종 맞춤형 정밀의료를 구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밀의료’란 환자마다 다른 유전체 정보, 환경적 요인, 생활습관 등을 분자 수준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치료방법을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로 한마디로 표현하면 환자 맞춤형 의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할리우드 유명배우인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예방을 위해 실시했던 선제적인 유방절제술은 정밀의료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언급되기도 한다.

2013년 안젤리나 졸리는 유방암 발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BRCA 1/2 유전자 테스트를 통해 유방암 발현 가능성이 87%라는 진단을 받고는 당시에는 유방암이 아직 발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예방을 위해 선제적으로 유방절제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선제적인 예방 효과 덕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안젤리나 졸리는 작품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는 등 최근까지 건강상태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게놈 프로젝트의 수행 수준이 높아질수록 인간의 유전체에 대한 분석 수준이 높아질 것이므로 안젤리나 졸리 사례와 같은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는 더욱 많아지고 활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기존 게놈 프로젝트는 북미나 유럽의 백인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아시아인 맞춤형 정밀의료를 구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인해 아시아인들에 맞춘 유전체 수집과 분석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 연구 결과에 따라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아시아인 맞춤형 정밀의료가 구현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 한국, 게놈 관련 기술개발 위해 박차를 가하다

지난 2019년 9월 24일 KAIST 생명과학과 ‘정인경’ 교수와 미국의 루드윅 암 연구소 ‘빙 렌(Bing Ren)’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27개 인체 조직의 게놈 지도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온라인 판 9월 10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약 90만 개에 달하는 인간 게놈 관련 3차원 염색질 고리 구조를 발견했으며, 3차원 게놈 구조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기능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던 2만 7천여 개 이상의 질환 관련 표적 유전자를 정의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연구팀은 이번 3차원 게놈 구조 분석을 통해 질환과 관련된 중요 유전 변이를 규명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병을 포함하여 다양한 복합 질환의 신규 기전 규명 및 표적 발굴에 이번 결과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자가 면역질환 등 다양한 복합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이번 연구 결과가 적지 않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울산광역시는 정부의 3차 규제자유특구 공모 사전협의 대상으로 ‘게놈 기반 바이오헬스 산업’을 신청했다고 밝혔는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될 경우 울산시는 기존 규제의 적용배제, 실증특례, 임시허가 등 규제 분야에서 특례가 적용되며 추가적으로 재정과 세제 면에서 지원을 받게 된다.

울산시는 2017년 7월부터 UNIST, 울산대학교병원과 공동으로 ‘울산 1만 명 게놈 프로젝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2019년 11월까지 4천명 수준의 게놈 정보가 수집되었으며 2020년까지 1만 명의 게놈 빅 데이터를 수집 완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에서 게놈 빅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한국인의 유전적 특징을 고려한 맞춤형 질병 예측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시는 울산 1만 명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해나가고 있는 데이터를 관련 기업, 제약사, 대학, 병원, 연구소 등이 엄격한 보안 절차 하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바이오 데이터 팜’을 구축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게놈 기반 바이오헬스 산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혈액이나 소변 등 체액에 존재하는 암세포 유전자를 분석하는 ‘암 진단 액체 생검 장치’가 개발되었으며 우울증 또는 자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마커를 특허 출원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데이터 3법이 국회의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한국의 게놈 기반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은 더욱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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